국민의힘이 31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전남에서 처음으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회의를 계기로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과 약 반년 만에 첫 회동도 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험지로 분류되는 호남 민심을 다잡고 저변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이날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요즘 호남에서 고향 같은 편안함도 느껴진다”며 “국민의힘에 굳게 닫혔던 호남 민심의 문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진정성을 인정받을 때까지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10월까지 열리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 대해서는 “국제박람회를 가장 모범적으로 개최하고 있는 순천은 도시 발전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고 호평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지역 특색과 잠재력을 100% 살린 지역 발전의 모범 사례”라고 평가했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사태와 관련해 여권이 전라북도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일었던 ‘호남 폄훼’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대표는 이날 비(非)윤계로 분류된 천 위원장과 조찬을 함께했다. 김 대표가 먼저 제안해 이뤄진 자리다. 천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새만금 잼버리와 관련해 전북 민심이 심상치 않다”며 “호남과 수도권 선거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앙당에서도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김 대표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가 내정한 사고당협 10곳의 당협위원장 명단도 의결했다. 서울 강서을에는 원내대표를 지낸 3선의 김성태 전 의원이, 서울 광진을에는 오신환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임명됐다. 10곳을 제외한 사고당협 26곳은 비워둘 방침이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나머지 26개 지역은 적임자 부재, 선거구 개편 예정 등으로 앞으로 계속 심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총선에 대비한 외부 인재 영입을 위해 의도적으로 비웠다는 해석도 나온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