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7월까지 국세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조여원 덜 걷혔다. 기업 실적 부진과 부동산 거래 감소 등의 여파가 컸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남은 기간에 작년만큼 세금이 걷힌다고 가정해도 48조원의 ‘세수 펑크’가 불가피하다.
3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1~7월 국세 수입은 217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조4000억원 감소했다. 7월 한 달간 국세 수입은 39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3조7000억원 감소했다. 6월보다 세수 감소 폭(3조3000억원)이 컸다.
올해 세입예산 대비 세수 진도율은 7월까지 54.3%로 2000년 이후 최저다. 전년 동기(65.9%)보다는 11.6%포인트 낮고, 최근 5년간 평균(64.8%)보다도 저조하다. 하반기 남은 기간에 작년과 같은 규모로 세금이 걷힌다고 가정해도 올해 세수는 당초 편성한 세입예산(400조5000억원)보다 48조원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목별로 보면 법인세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올 1~7월 법인세는 48조5000억원 걷혀 1년 전보다 17조1000억원 줄었다. 지난해 기업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올 상반기 기업 실적이 지난해보다 더욱 악화됐다는 것이다. 통상 기업들은 전년도 사업소득에 대한 법인세를 이듬해 3월 말까지 국세청에 신고·납부한다. 그사이 상반기 소득에 대해 중간예납이라는 중간 정산 절차를 거친다. 올해분 법인세를 내년에 한꺼번에 다 내는 게 아니라 올해 8월에 일부 내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 상반기 실적이 작년 대비 악화되면서 중간예납도 상황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상반기 1조원이 넘는 법인세를 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 수조원의 손실을 본 탓에 중간예납에서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중간예납을 통해 걷힌 법인세는 34조3000억원이다. 올해 같은 기간에는 최악의 경우 20조원대 중반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최대 60조원가량 세수 펑크가 발생할 수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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