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대명절 추석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편의점 업계에서 다양한 이색 선물세트가 등장했다. 입이 떡 벌어지는 가격대의 위스키 세트와 골드바 세트를 내세운 편의점이 있는가 하면 '황금연휴'를 염두에 둔 해외여행 상품, 고물가 시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운 실속 제품이 카탈로그에 담겼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각 편의점은 위스키의 인기가 지속되면서 추석 선물세트에도 구하기 어려운 위스키를 내세웠다.
GS25는 최고급 상품을 추구하는 특수 수요에 맞춰 한정판 하이엔드 위스키를 준비했다. 판매가가 1억원에 달하는 고든앤맥페일의 72년 된 싱글몰트 위스키 '고든앤맥패일 프라이빗 컬렉션 밀튼 1949'이 대표적인 예다. 이 위스키는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에서 가장 오래된 증류소인 ‘밀튼’에서 증류된 위스키로 180병만 한정 생산돼 희소성이 높은 상품으로 꼽힌다. GS25 운영사 GS리테일 관계자는 "편의점 주류 상품 중 역대 최고가 상품이며, 위스키 열풍에 힘입어 특별 기획했다"고 소개했다.
CU 역시 수천만원짜리 위스키를 준비했다. 영국 훈장을 받은 위스키 마스터 디스틸러 데니스 말콤이 60년 경력을 기념해 360병만 한정 제작한 ‘글렌그란트 60년산’을 편의점 중 단독으로 판매한다. 3400만원짜리 이 위스키는 오롤로소 셰리 캐스크에서 약 61년 1개월 숙성된 후 2021년 데니스 말콤이 직접 병입했다. 케이스에는 그의 서명이 새겨져 있다. CU는 이와 함께 2850만원짜리 ‘꼬냑 프라팡 꾸베 라블레'도 추선선물로 선보인다. 24K 금으로 병목과 받침을 도금하고 고유번호가 새겨진 크리스탈 디켄터를 함께 구성했다.
세븐일레븐은 페트뤼스2017 등 프랑스 희귀 와인 9종을 모은 2200만원짜리 ‘프랑스 레어와인 세트’를 내놨다.
편의점들은 황금연휴를 활용해 해외로 여행을 떠나려는 고객을 위해 여행 상품도 준비했다. 세븐일레븐은 노랑풍선과 함께 일본, 괌 등 해외 패키지 상품과 제주도 등 국내 여행 상품을 마련했다. GS25는 ‘사이판 월드리조트 숙박권’, ‘제주 살기’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순금과 수입자동차 등 이색선물도 다채롭다. GS25는 이색 명절 선물을 찾는 고객과 금테크 수요를 반영해 순도 99.9% 골드바 13종을 준비했다. 최고 가격은 392만원대다. 1조원 수표를 모티브로 제작한 ‘1조황금수표’가 주력 상품이다.
세븐일레븐도 순금열쇠, 골드바 2종 등 순금 콜렉션을 판매한다. 또한 카비와 함께 벤츠·BMW 등 수입차의 구매·리스·장기렌트 상품을 준비해 최대 2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대표적인 효도 상품인 안마의자를 비롯한 생활가전상품도 추석 선물세트 카탈로그에서 만날 수 있다. CU는 총 60여 종의 가전 상품을 준비했다. 이는 지난해 추석 디지털 가전 제품의 매출이 전년보다 10.1배 뛴 것을 반영한 조치란 설명이다. 이마트24는 안마의자, 로봇청소기 등과 함께 노래방 기기 전문 업체 TJ와 손잡고 ‘가정용 방음 노래방 박스’를 내놨다.
편의점들은 고물가 속 최대 효용성을 추구하는 소비자인 '체리슈머' 증가 트렌드에 맞춰 ‘가성비’ 있는 선물 세트 구성도 다채롭게 선보인다. CU는 10만원 이하 선물 구성을 예년보다 20종 가량 늘렸다. GS25도 1만∼10만원대 가성비 상품을 620종 선보인다.
각 편의점은 다음달 초까지 선물세트를 사전구입하는 소비자에게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김정훈 BGF리테일 상품개발팀장은 “명절 선물 트렌드가 프리미엄 상품과 실속형 상품으로 구매가 몰리는 양극화 소비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다양한 가격대의 상품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