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백병원 폐원 결정이 인제대 재단이사들의 퇴진 요구 사태로 확산하고 있다. 인제대 교수와 의사들이 이사회의 폐원 결정이 법적 절차를 위반했다며 교육부에 감사를 요구하는 등 내부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본지 6월 21일자 A2면 참조인제대 교수 등은 28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를 방문해 ‘인제학원의 부당행위를 규탄하며 이를 승인한 이사회의 퇴진을 요구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교수진은 29일 인제대 감사요구서와 탄원서 등을 제출할 예정이다. 인제대 교수평의회, 인제대 의과대학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 전국교수노동조합 인제대지회, 인제대 의과대학 교수노동조합 등 4개 단체가 참여했다.
이들은 “인제대 재단은 서울백병원의 적자를 이유로 폐원을 결정했고 이달 말 진료 종료를 통보했다”며 “공적 의료 의무와 신뢰를 저버린 공익재단의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사립학교법, 근로기준법, 내부 정관 등의 위반을 이유로 재단 감사도 요구했다. 그러면서 “차기 총장 선임 이사회에서 2018·2019년에 이어 세 차례 연속 선거인단 투표에서 1등을 차지한 총장 후보를 탈락시켰다”며 “지난 10여 년 동안 재단이 파행적인 대학 운영을 했다”고 지적했다.
서울·상계·일산·부산·해운대백병원 등 5개 대학병원을 운영 중인 인제학원이 6월 20일 서울백병원 폐원을 결정하면서 내부 갈등이 시작됐다.
재단 결정에 반대 의견을 냈던 백진경 인제대 멀티미디어학부 교수는 최근 인제대 총장 선거에 출마해 경선에서 1위를 했으나 이사진 반대로 무산됐다. 백 교수는 백인제 백병원 설립자의 조카이자 인제학원 이사장과 인제대 초대 총장을 지낸 백낙환 박사의 차녀다. 지난 18일 선거인단 경선에서 1위에 올랐지만 인제학원 이사회는 22일 2위인 전민현 현 총장을 임명했다.
일부 교수는 대학 이사회가 다수 득표자를 총장으로 선출해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 인제대 교수평의회 관계자는 “교육부 감사 요청을 시작으로 인제학원의 부당한 운영 방식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제학원 관계자는 “폐원을 반대하는 이들이 주장하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며 “법적 다툼이 진행 중인 사안이어서 재판부에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