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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의 습격…밥상물가, 추석 전 더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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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률이 최근 2%대(월간)로 내려왔지만 식품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폭우와 폭염 등으로 작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엘니뇨 등 이상기후로 국제 식량 가격이 상승하면 식품물가가 계속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28일 경제전망보고서에 실린 ‘국내외 식료품물가 흐름 평가 및 리스크 요인’에서 이 같은 진단을 내놨다. 최근 국내에서 집중호우와 폭염, 태풍 등 기상 여건 악화로 채소 과일을 비롯한 농산물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흑해곡물협정 중단, 세계 1위 쌀 수출국인 인도를 비롯한 19개국의 식량 수출 제한 등이 겹치면서 식료품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식품물가지수는 지난달 117.89를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4.1% 상승했다. 전월(4.7%)에 비해 상승률은 낮아졌지만 전체 물가상승률(2.3%)에 비해서는 두 배 가까이 높다. 최근 물가가 안정되는 상황에서도 체감물가가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식료품물가의 높은 상승세는 국가별 상황뿐 아니라 글로벌 공통 요인이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공급 병목,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곡물·비료 공급 차질, 각국의 식량 수출 제한, 이상기후 등 글로벌 요인이 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은이 50개국 데이터를 이용해 식료품물가 상승 요인을 글로벌 공통 요인과 나라별 고유 요인으로 구분한 결과 대부분 국가에서 글로벌 요인의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났다. 한국은 식품물가 상승률의 80% 이상이 글로벌 요인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중장기적으로는 엘니뇨 등 이상기후가 국제 식량 가격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언급됐다. 엘니뇨는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예년 평균 대비 0.5도 이상 높은 상태가 3~6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이다. 지난 5월 이미 0.5도 높아졌고, 하반기에는 평균 온도를 1.5도 초과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은에 따르면 해수면 온도가 1도 상승할 때 평균적으로 1~2년의 시차를 두고 국제 식량 가격이 5~7% 오른다. 이는 8개월 후 외식물가에, 11개월 후 가공식품 가격에 반영된다. 한은은 “식료품과 외식 물가는 하방경직성과 지속성이 높고 체감물가와의 연관성이 강하다”며 “가계지출 중 식료품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가계 부담이 증대하고 실질구매력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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