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는 HLB파나진이 인공 유전자 소재를 활용한 암 분자진단 기술력을 인정받아 ‘캔서엑스’ 멤버로 합류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를 통해 미국 정부 주도의 암 정복 프로젝트의 일원으로 참여하게 됐다.
캔서엑스는 미국 암 연구소인 모핏암센터(Moffitt Cancer Center)와 디지털의학학회(DiME)를 주축으로 설립된 공공-민간 협력체다. 향후 25년간 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50% 이상 줄이겠다는 바이든 정부의 ‘캔서문샷’ 정책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다. 존슨앤드존슨, 다케다,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기업들도 참여하고 있다.
HLB파나진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펩타이드를 합성해 만든 인공 DNA인 펩타이드 핵산(PNA)을 개발해, 대량 생산능력을 갖췄다고 했다. 회사는 PNA를 기반으로 각종 암 유전자 변이(EGFR, KRAS, PIK3CA 등)를 정밀 검출하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폐암 유방암 갑상선암 등에 대한 정밀 진단키트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주요 제품운 ‘파나뮤타이퍼’, ‘온코텍터’ 시리즈다.
DNA는 생화학적으로 불안정성이 높은 반면, PNA는 안정성과 결합력이 높아 미량의 표적 유전자 변이도 빠르게 검출해 증폭시키는 등 정확도가 높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HLB파나진은 최근 유한양행이 개발한 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국내 최초로 오리지널 동반진단(Original CDx) 허가를 받았다. 렉라자를 처방하기 위해서는 함께 허가 받은 동반진단 키트로 환자의 표적 변이의 발현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HLB파나진은 이번 캔서엑스 참여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여러 국가에 PNA 소재를 수출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어, 각종 암과 전염병에 대한 분자진단 제품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LB파나진이 미국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할 경우, HLB그룹의 미국 내 인지도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HLB의 ‘리보세라닙’은 FDA의 본심사에 진입하며 미국에서 간암 1차 치료제로 성공 기대감이 커져가고 있다. HLB그룹은 ‘치료’와 ‘진단’을 두 핵심 성장 축으로 삼고 있어, HLB파나진은 향후 진단을 넘어 PNA 기술력을 활용한 항암치료제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장인근 HLB파나진 대표는 “암 정복을 위해서는 효과적인 항암제 개발과 함께, 환자마다 다르게 발현된 다양한 유전자 변이를 정확히 검출해 매칭시켜주는 고성능 정밀진단 기기의 개발도 필수적”이라며 “이번 캔서엑스 참여를 통해 미국 내 진단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치료분야로 점차 영역을 확대해 인류의 암 정복을 향한 원대한 비전을 실현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