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4월 지하주차장이 붕괴된 인천 검단신도시 안단테아파트의 부실 공사를 이유로 시공사인 GS건설 등에 최대 ‘10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추진한다. 최고 수위 징계를 결정한 것은 건설 현장에 만연한 위법행위에 철퇴를 내리고, 무관용 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국토교통부는 발주처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사를 지휘·감독하는 과정에 배임이나 직무 유기는 없었는지 조사해 별도로 발표하기로 했다.
GS건설 영업정지 10개월…타격 불가피
국토부는 27일 검단신도시 아파트 사고와 관련해 위법행위 무관용 처분 원칙을 밝히고 시공·감리·설계사 영업정지와 경찰 수사 의뢰에 나설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시공사인 GS건설 컨소시엄 등에는 부실시공으로 인한 영업정지 8개월 처분을 국토부 장관 직권으로 추진한다. 여기에 품질시험과 검사 불성실, 안전점검 불성실 등의 사유로 1개월씩 2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서울시에 요청한다.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은 사고에서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위 처분이다.GS건설이 영업정지를 받게 되면 이전에 체결한 계약이나 인허가받은 공사는 계속할 수 있지만 공공뿐만 아니라 민간에서도 신규 수주와 같은 영업활동은 할 수 없게 된다. GS건설의 지난해 신규 수주액은 16조원이 넘는다. 이미 검단아파트 재시공으로 5500억원을 결산 손실로 반영한 상태에서 영업 활동에 차질이 발생하고, 자이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GS건설은 정부의 행정처분 등에 대해 “사회적 기대와 책임에 부응하지 못한 점 다시 한번 사과한다”며 “사고 원인과 그에 따른 행정제재의 적정성에 대해서는 검토 후 청문 절차에서 소명하겠다”고 했다.
건설사업관리(감리)를 맡은 목양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은 고의 또는 중대 과실로 발주청에 재산상 손해를 입혀 영업정지 6개월 처분을 받을 전망이다. 정부는 경기도에도 건설사업관리보고서에 주요 구조부 시공·검사·시험 등의 내용을 빠뜨린 점을 들어 영업정지 2개월 처분을 추가 요청하기로 했다.
설계업체인 유선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에 대해서는 서울시에 설계자 자격등록 취소 또는 2년 업무 정지를 요청한다. 전문 기술자에게는 서울지방국토청장이 1년 자격정지 처분을 할 방침이다. 행정처분 조치는 행정처분심의위원회의 심의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LH도 책임 조사 후 발표
이날 대한건축학회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검단신도시 안단테는 철근 누락으로 붕괴 사고가 발생한 주차장뿐 아니라 주거동에도 내벽 콘크리트 강도 부족 등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동 저층부 내벽과 고층부 내벽, 주차장 2블록 등의 콘크리트 강도는 설계기준 압축 강도의 80.3~83.7%였다. 이정윤 성균관대 교수(대한건축학회 이사)는 “내벽에서 채취한 콘크리트 코어 표면에서 다짐 불량으로 인해 공극(직경 20㎜ 이상)이 다수 발생했다”며 “레미콘 시공 관리 강화와 콘크리트 타설·다짐 등 현장 작업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GS건설은 붕괴 사고가 발생한 주차동뿐 아니라 주거동을 포함한 전면 재시공 방침을 밝혔다.국토부는 아파트를 발주한 LH의 관리 책임도 조사해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번 논의는 관련법상 형사처벌과 행정처분 대상을 살펴보는 것이어서 발주처는 빠져있지만, LH도 공기업으로서 감독과 직무 책임이 있다”며 “배임 혹은 직무 유기 등에 해당할 수 있어 각 담당자에게 어떤 책임이 있는지 강도 높은 조사를 해 별도로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중에 보면 알겠지만 LH가 가장 엄중한 처분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