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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욱 렉서스·조국 볼펜, 이번엔 이재명 샴푸?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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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비서실 공무원에게 일본제 샴푸 구매 심부름을 시켰다는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특히 이 대표가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 관련 "윤석열 정권은 일본과 핵 오염수 투기의 공범"이라며 비토에 열을 올리고 있던 상황에서 이런 의혹이 제기돼 멋쩍게 됐다는 평가다.

이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불법 유용 의혹'을 공익 신고한 전직 경기도 비서실 공무원 A씨는 지난 21일 조선일보에 이 대표가 사용하는 샴푸를 사려고 서울 청담동 일대로 심부름을 간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내 돈으로 먼저 샴푸 값을 결제하고 영수증을 내면 경기도 비서실 직원 개인 명의 계좌에서 그만큼 입금을 받았다"고 A씨는 말했다.

이 대표와 민주당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정부와 일본 비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시점에서 이런 보도가 나오자 국민의힘은 이를 반격의 기회로 삼고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지난 24일 최고위원회의에 해당 샴푸를 직접 들고나와 들어 보이며 "이 대표는 입으로는 반일 선동하면서 머리카락은 친일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병민 최고위원도 같은 날 회의에서 "오염수 방류에 대해 '제2의 태평양 전쟁'이라며 반일 선동의 선봉장을 자처해놓고 본인 머리에는 일본산 샴푸만을 고집하는 위선 정치"라고 꼬집었다.

박수영 여의도연구원장은 페이스북에서 "일제 샴푸를 사러 청담동까지 비서를 보낸다니 이 정도면 비정상을 넘어 질병 수준이고 찌질함의 극치"라고 쏘아붙였다.


이때 친여(親與) 성향 네티즌들은 평소 반일을 외치다가 일본제를 사용하는 게 포착돼 논란에 휩싸였던 진보 진영 정치인들의 사례들을 재조명했다.

먼저 "한국보다 일본의 이익에 편승하는 무리를 척결하는 것. 그것이 제가 선거에 임하며 다짐하는 최고의 목표"라는 비장한 글을 올렸던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일본 차 렉서스를 몰아 비판을 받았던 일이 소환됐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2020년 공개한 정기 재산변동사항 신고 내역 등에 따르면 당시 최 의원은 600cc 렉서스 등 차량 3대를 소유하고 있었다. 이에 "친일 척결을 외치면서 정작 자신은 고급 일본 차를 탄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최 의원은 이후 해당 렉서스를 매각했다.


2019년 일본 수출 규제 당시 동학농민혁명 및 항일 의병을 소재로 한 '죽창가'를 페이스북에 올렸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입방아에 다시 올랐다. 바로 기자들 앞에서 자연스럽게 일본제 볼펜을 꺼내 들었던 일이다.

조 전 장관은 2019년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기업 미쓰비시 연필이 만든 '제트스트림' 볼펜을 들고나왔다. 전범 기업 미쓰비시와 무관하지만, 일명 '일제 불매운동 리스트'에 올랐던 제품이었다.

"민주당에는 반일 정서에 기댄 선동의 DNA가 있는 것 같다"(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는 비판이 여권에서 나오는 가운데, '노재팬' 운동으로 시작됐던 반일 감정이 점차 사그라드는 분위기가 포착된 여론조사 결과도 최근 나왔다.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앰아이가 지난 8·15 광복절을 맞아 지난 10일 전국 만 20~69세 남녀 3000명에게 '광복절 연휴를 이용해 일본 여행을 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전체 응답자의 50.6%, 즉 10명 중 5명은 '일본 여행을 갈 수는 있지만, 광복절 같은 의미 있는 날에는 가능한 피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언제 어디를 가든 개인의 자유'라는 응답은 29.5%로 나타났다. 즉, 10명 중 3명은 '역사적 의미와 개인의 자유는 별개'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 응답자의 44.9%는 '한일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여행 플랫폼 야놀자가 글로벌 항공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달 6일부터 이달 3일까지 항공 발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포착된다. 국제선의 경우 오사카(35%)가 인기 취항지 1위를 차지했다. 후쿠오카(21%), 도쿄(16%)가 뒤이어 2, 3위를 차지했다. 야놀자에서 국제선 이용 고객 10명 중 7명은 일본에 방문하는 셈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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