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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이청아처럼 입을래"…2030女에 인기 폭발한 패션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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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머니룩'이 잘 어울리려면 제일 중요한 것 중 하나가 '피부'와 '머릿결'이라던데, 진짜인 것 같네요"

얼마 전 패션 관련 커뮤니티에서 나온 이 같은 말은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었다. 해당 글 게시자는 "돈이 많고 관리를 잘하는 사람인지 보려면 가장 마지막에 투자하는 아이템을 봐야 한다"며 "피부와 머릿결은 돈을 투자했다고 한눈에 티가 나는 것은 아니지만, 고급스러워 보이려면 일단 그 두 개가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명 '금수저룩', '찐(진짜)부자룩', '청담동 며느리룩'으로 불리는 '올드머니룩(Old Money Look)'이 20~30대 여성들 사이 하나의 패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이 가운데 올드머니룩을 연출할 수 있는 스타일링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진 분위기다.

올드머니룩은 집안 대대로 부유한 삶을 사는 상류층의 의상에서 영감을 받은 패션을 뜻한다. 트위드나 캐시미어 등의 고급 소재, 은은한 색상, 단순한 디자인 등을 통해 깔끔하고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는 스타일로 젊은 여성들의 인기 패션으로 급부상 중이다. 인스타그램에서 올드머니와 관련된 게시물은 24일 기준 61만1000개에 달한다.

배우 고현정과 이청아는 '올드머니룩의 정석'이라 불리며 정돈된 패션과 깔끔한 피부, 머릿결 등으로 고급 미의 '대명사'라는 평을 받는다. 두 인물 모두 '진짜 부자는 겉으로 드러내려고 애쓰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법'이라는 올드머니룩의 신조를 품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올드머니룩에서 주로 활용하는 캐시미어와 실크 등의 소재는 가격대가 높은 편에 속하는 데다, 구매 후 관리 방법이 까다롭고 큰 투자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다. 이런 탓에 일각에서는 "올드머니룩은 단순해 보이지만 제일 연출하기 어려운 스타일"이라는 평이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진정한 고급스러움은 관리를 잘한 건강한 피부와 풍성하고 매끄러운 머릿결로부터 나온다"는 말도 나오게 된 것.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 등이 등장하는 패션 관련 유튜브 콘텐츠에서도 올드머니룩에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피부 결과 피부색, 헤어스타일 등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단순히 비싼 옷과 장신구를 걸치는 것이 아닌, 평소 관리를 잘한 듯한 외관이 중요하다는 것.

이에 피부관리와 머릿결 관리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늘어나고 다. 키워드 분석사이트 썸트렌드에 따르면 온라인상에서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23일까지 한 달간 '피부관리'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17.87% 늘었다. 같은 기간 '머릿결 관리' 검색량은 4.29% 늘었다.


올드머니룩의 기본은 건강하고 광택이 나는 피부임을 강조하며 홍보에 나선 피부과도 생겨났을 정도다. 강남의 한 피부과 관계자는 "피부가 안 좋으면 아무리 명품백을 들어도 '저 사람이 어떻게 명품백을 샀지?' 이렇게 생각하면서 능력이 있는 사람으론 안 본다고 하더라"라며 "건강하고 광택 나는 매끄러운 피부가 올드머니 룩의 핵심이라고 한다"이라고 시민에게 홍보한 사례도 있었다.

화장품 광고에 나선 일부 업계들도 '올드머니 뷰티 아이템', '올드머니 끝판왕 메이크업' 등의 멘트 내걸며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 올드머니룩을 완성할 메이크업의 예시로는 아치형으로 잘 정돈된 눈썹과 정교하게 컬링 된 속눈썹, 기존 입술에 생기만 더한 핑크 코랄 입술, 매끈하고 윤기 있는 머릿결을 강조할 헤어미스트와 헤어 오일 등에 해당한다. 또, "본연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는 자연스러운 메이크업에 집중해야 한다"라고도 강조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올드머니룩 인기에 파생적으로 생겨나는 현상들과 관련, "일종의 과시에 해당한다"며 "'찐 부자'라는 것을 다른 사람들한테 드러내고 싶은 욕구가 반영된 것인데, 여러 가지 조건들을 반영해서 집어넣고 투자하고 싶은 심리가 생기는 거다. 일종의 자기 만족감을 얻고자 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기관리 잘하는 것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고 굉장히 중요하지만, 너무 유행에 발맞춰 관리를 잘하고 못하고를 구분 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올드머니룩의 본질 등을 강조하며 내세우는 것은 그저 보여주기식 문화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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