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춘천시 도심에서 순환대로를 타고 북쪽 소양호 방향으로 가다 보면 구봉산 자락을 따라 자리 잡은 거대한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각 춘천’이 모습을 드러낸다. 축구장 7개 크기 연면적(4만7734㎡)에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로 지어진 대규모 시설이다. 국내 온라인 기업이 자체적으로 확보한 첫 데이터센터이기도 하다. 시설은 2013년 가동 후 10년 무사고(무중단·무재해)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건물 설계와 공사 등 과정에 건설사업관리(PM)를 맡은 한미글로벌의 기술력이 적용된 결과다.
24일 한미글로벌에 따르면 회사는 ‘각 춘천’ 구축 당시 업무연속성관리(BCM)를 도입해 재난 부문 국제 ISO 인증을 받았다. BCM이란 재난이 발생했을 때 데이터 백업 등 단순 복구뿐 아니라 서비스의 지속성을 보장하고 핵심 업무 기능을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미리 구축하는 작업이다. 데이터센터 근처에서 재해가 발생하더라도 업무를 이어갈 수 있다. 한미글로벌의 보유한 데이터센터 PM 기술력의 핵심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셈이다.
이외에도 △하나금융그룹 통합데이터센터 △신한은행 데이터센터 △다우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고양 향동 데이터센터 △부천 춘의동 데이터센터 등 총 19개의 대형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다수의 전문인력도 갖췄다. 4000여 건의 데이터센터 기술 자료를 바탕으로 사업 기획 단계부터 준공까지 전 과정 맞춤 서비스가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지난해 외국계 투자사가 진행한 부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는 부지 선정 단계부터 한미글로벌이 컨설팅을 진행해 사업성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는 앞으로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더 많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세계적으로 정보 처리량이 급증하면서 국내 데이터센터 건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어서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업체 컬리어스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연간 건설 시장 규모는 2021년 약 5조원이었으나 2027년에는 약 8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달 기준 한국전력에 전력 공급을 신청하고 대기 중인 데이터센터만 전국에 110곳에 달한다.
데이터센터 PM 수요도 늘고 있다. 최근 지어지는 데이터센터는 기존 센터에 비해 서버 사양이 높고 건물 규모도 커지면서 건설 비용이 수천억원을 훌쩍 넘기는 경우가 많다. 규모가 큰 만큼 사업비 절감과 공사 기간 단축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국내 상업용 데이터센터가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자산으로 인식되면서 해외 투자사까지 관심이 커지고 프로젝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외국계 투자자 대상 초기 업무지원 등 수요자 맞춤 데이터센터 컨설팅 역량으로 상업용 데이터센터 수주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미글로벌은 업계 최고 수준의 원가관리 노하우와 프리콘 서비스를 제공해 사업 예산을 절감하고 공사기간을 단축하도록 돕는 국내 PM 분야 선두 기업이다. 회사는 2010년 영국의 세계적인 원가 관리 전문기업과 합작해 ‘터너앤타운젠드코리아’를 설립했다. 공사비 검증, 시공 이전 단계의 ‘HG프리콘’ 서비스로 사전 시뮬레이션 등을 제공한다. 최적의 프로젝트 비용과 일정 관리로 사업관리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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