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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진 "김희선과 로맨스, 어쩜 그렇게 복이 많냐고…"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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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달짝지근한 로맨스까지 섭렵했다.

배우 유해진은 유쾌한 매력의 소유자다. 이미 tvN '삼시세끼', '텐트 밖은 유럽' 등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널리 알려진 것처럼 어느 곳에 있든 부지런하게 자신의 일상을 살면서 주변을 챙기며 유머를 잃지 않는다. 영화 '달짝지근해:7510'에서는 이런 유해진의 유쾌하고 배려가 넘치는 매력이 그대로 드러났다. "데뷔 후 첫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냐"는 말에도 환한 미소를 보이며 "그렇게 말이다. (영화 '올빼미'로) 왕도 하고, 이젠 김희선 씨랑 로맨스도 하고, 어쩜 그렇게 복이 많냐는 얘길 이번에 진짜 많이 들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비중이 크다 보니 부담도 크게 왔는데, 이번 여름 시장이 워낙 치열하지만, 우리 같이 부담 없이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재밌는 영화가 있다는 걸 알아주시고, 잘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달짝지근해'는 타고난 미각은 100%, 현실 감각은 0%인 제과 연구원 치호가 직진밖에 모르는 세상 긍정 마인드의 소유자 일영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유해진이 치호, 김희선이 일영 역을 맡아 유쾌하면서도 짠한, 다채로운 맛의 로맨스를 선보인다. 유해진은 천재적인 제과 연구원이지만, 사회성은 조금은 부족해 보이는 치호를 통해 귀여움과 유머러스한 매력을 동시에 선보인다. 특히 치호가 느끼는 희로애락의 폭이 상당하지만, 유해진은 관객들이 이질감이나 어색함을 느끼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극을 이끈다.

코로나19 시기에도 흥행에 성공한 영화 '공조2:인터내셔널', '올빼미'로 흥행 연타에 성공한 유해진은 '달짝지근해'로 또다시 새로운 얼굴, 연기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유해진은 "이전에 '완벽한 타인'이라는 작품을 정말 좋아했다"며 "재미도 있고, 제작비도 적당하고, 사람들에게도 흥미를 줄 수 있는 작품 아닌가. 블록버스터도 필요하지만 '안' 블록버스터도 필요하다. 저는 요즘 그렇다"면서 '달짝지근해'에 출연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요즘 OTT든 뭐든, 다 극 '강' 아닌가요. 눈도 쉬고, 머리도 쉴 수 있는 작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그걸 보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지 않겠나 싶어요. 난 '안' 자극도 괜찮다고 봐요. 결국 우리가 잘됐으면 하는 얘기에요.(웃음)"

'달짝지근해'는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 특성상 스킨십 장면도 등장한다. 김희선과 포옹하고 키스하는 건 물론 베드신까지 있다. 하지만 '어른들의 로맨스'라고 하기에 귀여울 정도로 건전한 베드신에 웃음이 터져 나온다. 유해진은 "중년의 로맨스라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며 "치호와 일영의 설렘의 감정을 다들 느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이젠 저도 닳고 닳아서 '뭐가 색다를까' 했는데, 치호가 워낙 순수해서 그 인물을 흉내 내다 보니 '나도 어릴 때 그랬지'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헤어졌다가도 다시 뛰어가고, 점프하고, 돌아서면 또 보고 싶어 하고. 제가 봤을 때 치호는 '모태솔로'거든요. 처음 하는 사랑이 얼마나 설레고, 헤어졌을 때 느끼는 슬픔이 얼마나 컸겠어요. 저의 20대 초반이 많이 생각이 났어요. 봉순이, 말자…그때 헤어질 때 드럽게 아팠는데, 도려내듯 아팠는데, 그런 생각들이요.(웃음)"

그러면서 상대역인 김희선 덕분에 "너무 감사하게도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유해진은 또 "여자 배우들은 꾸밀 것도 많고, 미용실도 다녀와야 하고 바쁘지 않나"라며 "그래도 한 번도 늦지 않았고, 분위기를 항상 밝게 해주니 모두가 좋아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희선 씨가 없는 날은 분위기가 다운될 정도"라며 "모든 스태프가 김희선 씨가 오길 미어캣처럼 기다렸다"고 귀띔했다.

"제가 뭔가 조심스럽게 제안할 때 '좋아요' 이렇게 말해주는 게 정말 고맙더라고요. '왜 해야 하죠?'라고 하면 '이러이러해서 그렇다'라고 말하는 게 보통 수순인데, 시원시원하게 바로 '좋아요' 해주니까. 막히는 부분이 있을 땐 바로바로 물어보고 하는 부분들도요. 작품을 찍기 전 걱정했던 큰 부분이 사라졌어요. 행복했던 현장이었죠."

치호는 강박증이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정해진 루틴대로 살아가는 인물이다. 유해진도 어딜 가든지 특정 시간에 라디오를 듣고, 조깅을 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영석 PD에게 예능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도 "조깅과 라디오 듣기가 가능하냐"고 확인했을 정도다. 유해진은 "운동은 강박이라기보단 습관"이라고 설명하면서 "땀을 안 빼면 하루가 찝찝해서 이렇게 스케줄을 시작하기 전 운동을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요즘 날이 더워서 그런지 이렇게 땀을 빼며 운동을 하는 게, 도를 닦는 거 같다"며 "30년을 이렇게 생활했는데, 평생 이렇게 도를 닦으며 살아야 하나 싶다"고 속내를 털어놓아 폭소케 했다.

유해진은 이미 영화 '야당' 출연이 확정됐고, 촬영도 시작됐다. 그런데도 모두가 함께 의기투합한 '달짝지근해'의 흥행을 간절하게 기원하며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팀워크가 너무 좋았어요. 촬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게 숙취였을 정도니까요. 우리 멤버들, 제작사 대표님, 감독님, PD님과 술자리를 하면 아주 즐거웠거든요. 큰 어려움 없이 순조로웠고, 저에겐 행복했던 시간이라 손익분기점만 넘기면 저에겐 아주 고맙고 정말 이상적인 작품으로 기억될 수 있을 거 같아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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