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의 클라우드 소프트웨어(SW) 기업 VM웨어와 손잡고 가상화 시스템을 최적화한다. 고성능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활용해 시스템 성능을 높이겠다는 설명이다.
가상화는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 등 하드웨어를 통합하거나 나눠 쓸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을 말한다. 컴퓨터 한 대를 여러 개의 서버로 활용할 수 있다. 여러 컴퓨터를 하나의 서버로 인식하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 삼성전자가 칩 제조를 넘어 반도체 시스템 솔루션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상화 시스템 최적화”
삼성전자는 2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VM웨어의 연례 콘퍼런스 ‘VM웨어 익스플로어 2023’에서 VM웨어로부터 ‘올 플래시 인증’을 받은 SSD ‘PM1743’을 소개했다. VM웨어가 이날 공개한 소프트웨어 디파인드 스토리지(SDS) 솔루션 ‘vSAN’과 연계할 수 있는 제품이다. vSAN은 VM웨어가 밀고 있는 가상화 SW다.올 플래시 인증 획득은 VM웨어의 솔루션 vSAN과 삼성전자의 PM1743을 함께 스토리지 시스템에 적용했을 때 최고의 성능을 기대할 수 있음을 뜻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vSAN 솔루션의 설계 기준에 부합하도록 SSD 제품을 최적화해 고성능·고용량 스토리지를 제공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이번 인증 획득으로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엔비디아 등 VM웨어와 협력 중인 빅테크들이 자사 플랫폼에 삼성의 SSD 채용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배용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팀 부사장은 “VM웨어와의 협력으로 메모리 솔루션의 가치를 시스템 솔루션으로 발전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삼성전자의 SSD가 다양한 인공지능(AI) 기업에 사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멀티 클라우드 시대 왔다”
이날 행사의 또 다른 주인공은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였다. VM웨어는 이날 엔비디아와 손잡고 기업용 생성형 AI 플랫폼 ‘VM웨어 프라이빗 AI 파운데이션 위드 엔비디아’를 내년 초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멀티 클라우드 시대를 맞아 기업이 보다 쉽고 빠르고 효율적으로 생성형 AI를 개발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한다는 게 핵심 메시지였다.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직접 기조연설을 했다. 그는 “기업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한 곳에만 의존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며 “멀티 클라우드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했다. 클라우드별로 장점이 다른데다 민감한 정보를 자사 서버에서 처리하길 원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는 논리였다.
이어 멀티 클라우드를 제대로 구현하려면 생성형 AI를 결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CEO는 “생성형 AI가 다양한 서버에 분산된 정보를 통합적,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VM웨어와 협력해 생성형 AI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맞춤형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라구 라구람 VM웨어 CEO는 “멀티 클라우드와 생성형 AI는 최고의 조합”이라며 “엔비디아와 함께 멀티 클라우드 환경에 맞는 생성형 AI 개발 업무를 안전하게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