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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아닌가요?"…'팁 강요 논란' 카페 업주 해명 들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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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카페와 식당에서 미국처럼 '팁'(봉사료)를 요구하고 있다고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국내에서는 팁을 요구하는 건 불법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해당 업주에 대한 비난이 커지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국적인 콘셉트로 인기를 끌었던 한 베이커리 카페는 카운터에 '팁 박스'를 설치해 논란이 됐다. 지난달 택시 호출업체 '카카오 T'가 시범 도입한 팁 기능을 두고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해당 카페를 비롯해 몇몇 식당에서 팁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정적인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논란의 카페 사진에는 카운터 앞에 '팁'이라고 크게 적힌 유리병이 있다. 해당 카페는 메뉴판과 안내문 등을 모두 영어로 표기해 앞서 논란이 불거졌던 곳이다. 팁에 대한 안내 역시 '우리 가게가 좋았다면 팁'(Tips. If you liked ***)이라고 영문으로 표기돼 있다. 해당 팁 박스에는 동전과 지폐도 담겨 있었다.

논란이 커지자 팁 박스를 설치한 카페의 업주는 댓글을 통해 인테리어 개념으로 팁 박스를 둔 거고, 돈은 받지 않아 괜찮다는 취지의 해명을 했지만, 팁 박스 설치 자체가 불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식당에서도 테이블에 '(식사 손님 제외) 서빙 직원이 친절히 응대 드렸다면, 테이블당(팀당) 5000원~ 정도의 팁을 부탁드리겠습니다.'라는 안내문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식당에서는 '주시고 안 주시고는 손님들의 선택이며, 의무사항이 아닙니다. 좋으신 마음으로 이해 부탁드리겠습니다'라고 적어 놓았지만, 이를 본 사람들은 "서비스가 안 좋으면 깎아주냐", "고용주가 부담해야 할 비용을 손님에게 떠넘기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의 한 유명 카페에서도 결제 전 직원이 태블릿 화면으로 5%, 7%, 10% 버튼을 보여주며 팁을 주겠냐고 물어보는, 사실상 팁을 강요하는 행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카페를 방문한 이용자가 후기를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하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팁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카카오 모빌리티는 "팁 지불 여부는 어디까지나 승객의 자율적인 선택"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카카오T 앱에서 택시 호출 서비스를 이용한 직후 서비스 최고점인 별점 5점을 준 경우에만 팁 지불 창이 뜨며 승객은 1000원, 1500원, 2000원 가운데 고를 수 있다.

팁은 미국 등 해외에서는 대중적인 문화이지만, 국내에서는 소비자 가격에 포함돼 있다. 국내에서는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에 해외여행을 갈 때 "팁을 얼마 정도 줘야 하느냐"는 문의에 대한 답변이 '꿀팁'으로 전수될 정도다.

팁에 대해 강제하고 있지 않지만 '보는 눈' 때문에 내야 하는 상황에 대해 적지 않은 사람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오픈서베이 조사 결과 카카오T의 팁 서비스 도입을 '반대한다'는 의견이 71.7%, 찬성은 17% 정도였다. 퀴즈형 설문조사 업체 더폴(THEPOL)의 설문조사에 '매우 부정적'이 38.09%, '약간 부정적'이 22.99%로 부정적 대답이 60%를 넘었다.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22% 정도였다.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에 따라 업주는 부가세와 봉사료를 모두 포함한 '최종 가격'을 메뉴에 표기해야 한다. 손님에게 별도 봉사료를 요구하는 건 불법이다. 문제는 '강제성'이다. 전문가들은 팁의 유무에 따라 서비스에 차이가 있다면 강제성이나 의무를 띄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불법은 아니라고 해석한다.

다만 팁 문화가 일반적인 미국에서도 '팁 인플레이션'이 사회적인 문제로 언급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는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직장인 최모(36)씨는 "외국에서 유학하면서 고용주가 적은 월급을 주고, 소비자가 이를 보완해주는 팁 문화가 너무 싫었다"며 "한국에 이런 나쁜 문화가 발도 붙이지 못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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