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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항 조심하세요"…아찔한 충돌 위험 부쩍 늘어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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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항 주변에서 비행기 충돌 사고 위험성이 10년새 2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활주로에서 이·착륙하는 항공기가 충돌 직전까지 가는 근접비행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항공편은 늘었는데 지상에서 일하는 관제사 수가 줄어들면서 생긴 일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 자료를 인용, 최근 1년 새 미국 공항 주변에서 근접비행으로 충돌사고 직전까지 간 사례가 300건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10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라고 NYT는 전했다. 같은 기간 활주로 침범 비율도 25% 가량 늘었다고 NYT는 덧붙였다.

NYT에 따르면 2009년 2월 컨티넨탈 항공기가 버팔로 인근 주택에 추락한 이후 미국 내 대형 항공 사고는 없었다. 당시 탑승자 49명 전원이 사망했다. 14년 연속 무사고 기록은 미국 항공 역사상 가장 길다.

하지만 최근들어 항공기 사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투기 조종사 출신인 한 항공사 기장은 NASA에 "공항 관제사 말을 따르게 되면 다른 여객기와 부딪힐 확률이 높은 '충돌 코스'를 지나 착륙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고 토로했다. 전현직 공항 관제사들은 "항공기간 근접 상황이 너무 자주 발생해 치명적인 추락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라고 한 목소리로 우려했다.

NYT는 지난달 2일 뉴올리언스 공항에서 발생한 상황을 대표적 예로 들었다. 당시 사우스웨스트 소속 항공기는 관제사 유도 아래 착륙하려다 이륙 준비 중이던 델타항공 737기와 정면충돌할 위기에 빠졌다. 몇 초 차이로 충돌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NYT는 덧붙였다.

같은달 중순엔 댈러스행 항공기가 시속 500마일 이상으로 비행 도중 관제사 실수로 유나이티드항공의 비행기의 항로와 겹쳤다. 당시 조종사는 고도를 급히 700피트 이상으로 올려 충돌사고를 피했다고 NYT에 증언했다.

미 연방항공청(FAA)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처럼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근접비행 사례만 지난 달에 최소 46건에 달했다.

NYT는 팬데믹 이후 항공편이 늘었지만 공항 관제사 수는 줄어든 것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 5월 기준으로 전국 313개 항공 교통 시설 중 3곳만이 FAA 기준에 맞는 관제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관제사들은 인력 부족으로 대부분 주 6일 근무를 하고 있어 피로가 겹쳐 제대로 된 항공 통제를 하기 어렵다고 NYT는 설명했다. FAA도 활주로 경고 시스템을 추가로 설치할 예산이 없다.

한 관제사는 NYT에 "인력 부족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파국적인 일이 발생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경고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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