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신고로 체포된 60대 남성이 의식불명에 빠진 가운데 이 남성을 체포한 경찰관이 과잉 제압 혐의로 입건됐다.
해당 60대 남성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목 부위에 강한 압박을 받아 경동맥이 손상돼 의식이 없는 상태로 치료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경기 수원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11시45분께 수원시 팔달구의 한 아파트에서 "이웃집에서 싸우는 소리가 크게 들린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경찰이 출동했을 때, 해당 아파트에서는 60대 A씨가 술을 마신 상태에서 가족들과 다툼을 벌이고 있었고, 경찰은 A씨를 가족들과 분리 조치했지만, A씨는 "안에 있는 어머니께 인사하고 오겠다"며 다시 들어가 경찰을 밀쳤다.
경찰은 A씨의 이 같은 행위가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한다고 판단, 13일 오전 0시5분께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뒤, A씨의 팔을 잡아 '뒷수갑'을 채워 연행했다.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B 경장은 연행 과정에서 A씨의 목을 팔로 강하게 감싸 잡아 순찰차로 끌고 갔고, 순찰차에 태운 뒤에도 지구대로 이동하는 동안 오른팔로 A씨의 목 부분을 계속 누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키 160㎝ 남짓에 몸무게 48㎏의 왜소한 체격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연행 과정에서 신발을 제대로 신지 못해 발 부분에 상처를 입기도 했다.
지구대에 도착한 뒤 경찰은 A씨의 상태를 점검하고 발 부위 부상 치료를 위해 오전 0시34분께 119구급대원들을 불렀다. A씨의 상태를 체크한 구급대원들은 별다른 이상을 찾지 못했고, 발 부위에 대한 치료를 끝낸 뒤 철수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후 경찰이 조서를 쓰는 동안 A씨는 지구대 내 간이침대에 2시간가량 누워 있다가 오전 2시42분께 경찰서로 이송됐으며, 경찰서로 찾아온 A씨의 가족들에 따르면 당시 A씨는 제대로 의식을 차리지 못하는 상태였다.
이어 오전 7시께 경찰이 A씨의 상태를 확인했을 때, A씨는 의식을 제대로 차리지 못하고 말을 어눌하게 하는 등 이상증세를 보였다. "평소 행동과 다르다"는 가족들의 의견에 경찰은 오전 7시23분께 119에 신고했다.
병원으로 이송된 A씨는 목 부위 압박에 의한 경동맥 손상 소견을 받고 현재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치료받고 있다. 이미 편마비 증세를 보이는 등 후유장애가 남을 수 있는 중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경찰은 A씨의 체포 및 이송 과정이 찍힌 CCTV 영상 분석을 통해 B 경장이 A씨를 제압하는 과정에 지나친 부분이 있다고 판단해 지난 18일 독직폭행 혐의로 B 경장을 입건하고 상급 기관인 경기남부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현재 B 경장은 대기 발령 및 직무정지 조치를 받은 상태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