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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에든버러] "난타만 알던 외국인들, 이젠 K퍼포머들에 열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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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개의 공연이 열리는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EFF)에선 2015년부터 ‘코리안 시즌’이 열린다. EFF 최대 극장 중 하나인 어셈블리와 협약을 맺고 국내 다양한 장르의 공연팀을 소개하는 기획 공연 시리즈다. 코로나19 기간을 제외하고 한해도 빠짐없이 열어 올해로 7회를 맞았다.

EFF 코리안 시즌을 처음 만들고 지금까지 기획해 온 권은정 예술감독(사진)을 에든버러 어셈블리 극장에서 만났다. 국내에서 공연 기획 사업을 하는 그는 에든버러에선 ‘안젤라 권’으로 통한다. 매년 8월만 되면 이곳에 ‘상주 중’이다.

권 감독은 1998년 ‘난타’ 연출에 참여해 이듬해 국내 공연 최초로 EFF에 진출했을 때 에든버러와 처음 연을 맺었다. 그는 “1999년 EFF에서 열린 1200개 공연 중 한국 공연은 ‘난타’ 단 한개 뿐이었다”며 “축제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한국이 공연도 만드느냐’는 무시 당하기 일쑤였는데, 지금은 한국 공연에 대한 인기와 관심이 뜨겁다”고 전했다.

권 감독은 EFF에 와 이름 없는 외곽 극장에서 공연 후 별 성과 없이 돌아가는 국내 공연팀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에 코리안 시즌을 기획했다.

“공연팀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대관비와 홍보·마케팅 비용은 티켓 수익에서 일부를 가져와 정산하고, 공연팀들은 체제비만 해결하면 되는 구조로 시즌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시즌에 참여하는 공연팀은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발된다. 권 감독을 포함해 어셈블리 대표, 현지 언론사 편집장 등 심사위원단이 1~3차까지 심사 과정을 거친다. 권 감독은 “이번 시즌엔 공연팀 5개를 선발하는 데 160개 팀이 지원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며 “순수 무용이나 연극부터 K팝, 코미디쇼 등 대중적인 공연까지 다양한 장르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권 감독은 공연을 현지 상황에 맞게 수정·보완하는 작업에도 관여한다. 관객 반응도 뜨겁다. 그동안 코리안 시즌에서 공연해 다른 나라 공연 관계자 눈에 띄어 해외 진출에 성공한 팀도 여럿이다. ‘쉐프’라는 논버벌(비언어) 공연은 500석 공연장을 25회 전석 매진 시키기도 했다. 드럼 연주 공연인 ‘타고’는 코리안 시즌에서 공연 관계자 눈에 띄어 네덜란드 26개 도시를 투어 하기도 했다.

“앞으로 코리안 시즌에서 티켓이 잘 팔리는 공연 뿐 아니라, 한국의 다양한 문화에 대해 알릴 수 있는 공연을 올리고 싶어요. 한국 문화가 이렇게 성장했고, 한국의 공연예술이 얼마나 완성도가 높은 지 세계 관객들에게 알릴 겁니다.”

에든버러=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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