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K’ ‘프로듀스101’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클래식 분야에도 열렸다. 지난 8~12일 진행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워크숍(사진)에서다. 지난해 첫발을 뗀 지휘자 워크숍은 차세대 한국 지휘자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올해는 지원자 41명 가운데 이해(31) 김리라(30) 박근태(31) 등 3명이 참가자로 선정됐다.
참가자들은 10일부터 이틀간 열린 포디움 세션에서 국립심포니 단원을 이끌고 지휘에 참여했다. 멘델스존 베토벤 드뷔시 등의 노래를 각각 지휘했다. 참가자들이 악단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곡은 멘델스존의 ‘핑갈의 동굴 서곡’. 바다의 변화무쌍한 모습을 담은 음악으로 음역대가 3~4개에 달한다. 10분 남짓한 곡으로 지휘자의 색채와 역량을 드러내기 충분했다.
이들은 모두 극명한 개성을 보였다. 김리라는 뜨거운 음악적 에너지와 열정으로 단원들을 매료했다. 박근태는 노련함과 밸런스로 탁월한 완성도를 보였다. 이해는 음악적으로 매우 꼼꼼하고 치밀했다.
참가자들은 단순히 지휘 경험만 쌓은 것이 아니다. 단원 앞에 서서 차례대로 지휘를 하면 국립심포니 예술감독인 다비드 라일란트가 지휘 테크닉과 음악적 조언을 더했다. 라일란트는 참가자들에게 “오른손을 더 써라” “이 부분은 금관이 도드라져야 하지 않겠나” “불필요한 동작을 최소화해라”와 같은 조언을 건넸다.
참가자들은 “머리로 생각하던 나만의 음악이 실제 연주로 구현되는 과정을 통해 많이 배웠다”며 “세 명 모두 스타일이 다른데 그에 따라 단원의 반응이 달라지는 게 느껴졌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워크숍 최종 우수지휘자로는 박근태가 선정됐다. 그는 포상으로 세아이운형문화재단 장학금 250만원을 받는다. 박근태는 “젊은 지휘자라 프로 오케스트라를 연주해볼 기회가 적었는데 이번에 감사한 기회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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