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고(故) 채수근 상병 사건'을 언급하며 "2023년 대한민국 군대의 현실은 '드라마보다 더한 현실'의 참담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전 이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휴가 동안 넷플릭스 오리지널 'D.P.' 시즌2를 정주행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이 드라마에 대해 "가해자로 작동하는 국가와 치열하게 다투는 주인공들의 사투가 때론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기도, 때론 마음을 저릿저릿하게 만들기도 하더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19일 오전 경북 예천에서 실종자 수색 임무를 수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간 뒤 숨진 채 발견된 채 상병의 사건을 언급했다. 그는 "20대 해병대원이 인재(人災)로 인해 순직했다"면서도 "그러나 군과 정부는 책임을 회피하고 진상을 은폐하기에 바쁘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사단장의 책임을 적시한 수사단장은 '항명죄'라는 이유로 보직 해임됐다"며 "경찰에 이첩된 보고서를 회수하고, 범죄 혐의는 삭제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드라마에선 주인공들이 똘똘 뭉쳐 무책임한 국가에 한 방 먹이는 사이다 같은 순간이라도 있었다"면서도 "현실에선 귀한 자식을 두 번 죽인 국가에 대한 유가족의 애끓는 절규, 동료 전우들의 비통함만이 남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채 상병의 죽음이 드라마보다 더 비극적인 결말로 끝나선 안 된다"면서도 "내 새끼가 주검이 되어 돌아왔는데 진상 은폐에만 혈안이 된 군대에 어느 부모가 자식을 보낼 수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변한 게 없네, 하나도' D.P에 나오는 조석봉 일병의 넋두리가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라며 "석연치 않은 이유로 소중한 생명이 희생되고, 진실마저 덮어지는 악습을 끊어야 한다"라고도 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