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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 절반 해외서 올렸는데…못 웃는 농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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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배 폭증했다. 시장 추정치를 훨씬 웃돈 호실적이다. 하지만 농심은 대표적 서민음식인 라면이 정부의 물가관리 표적이 돼 좋은 실적을 거두고도 부정적 여론이 확산할까봐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농심은 올 2분기 매출이 8375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7562억원)보다 10.8% 증가했다고 11일 공시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43억원에서 올해 537억원으로 1162.5% 늘었다. 순이익은 60.9% 증가한 450억원을 올렸다.

농심의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359억원)보다 49.6% 많은 금액이다. 농심은 실적 호조와 관련해 “경기 침체에 따라 가격이 저렴한 라면 수요가 늘었고, 지난해 2분기 실적의 기저효과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2분기엔 밀, 팜유 등 원재료 가격이 급등해 국내 사업에서 3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반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6979억원, 11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8%, 204.5% 늘었다. 상반기 매출의 절반은 해외에서 거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농심은 4만5500원(11.00%) 상승한 45만9000원으로 마감했다.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정작 농심 내부에선 조심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농심은 이날 배포한 보도 참고자료에서 호실적의 배경으로 기저효과를 강조했다. 2분기 실적을 전년 동기가 아니라 전 분기와 비교해 매출,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표기하기도 했다.

삼양식품도 2분기에 매출 2854억원, 영업이익 440억원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8%, 61.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2분기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1899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경신했다. 삼양은 일신상의 사유로 장재성 대표가 사임함에 따라 김동찬 생산본부장(상무)을 신임 각자대표로 선임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탐욕을 부리며 가격을 올리는 게 인플레이션을 심화한다는 ‘그리드플레이션’ 논란이 확산한 가운데 정부가 물가 억제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며 “요즘은 실적이 잘 나올수록 눈치를 봐야 한다”고 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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