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종 자금이 66조원에 달하는 MSCI한국지수에 에코프로, JYP엔터 등 4개 종목이 신규 편입됐다. 이번 편입으로 에코프로에 최소 1조원의 신규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수 편입이 추가 상승 동력이 될지, 폭등세를 마감하는 마지막 이벤트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마트·CJ 편출
10일(현지시간) MSCI는 8월 정기 리뷰에서 에코프로, JYP엔터, 한미반도체, 한화오션을 MSCI한국지수에 편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마트와 CJ는 지수에서 제외됐다. 구성 종목 변경은 오는 31일 종가에 진행된다. 지수의 효력 발생일은 9월1일부터다. 세계 최대 민간 지수사업자인 MSCI는 추종 자금이 전세계적으로 14조달러(1경8500조원)에 달한다. MSCI한국지수는 따르는 자금이 약 500억달러(66조원)다.
이번 변경으로 에코프로에 1조2896억원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신한투자증권은 전망했다. JYP엔터, 한미반도체, 한화오션에도 차례대로 2080억원, 1196억원, 1144억원이 들어올 것으로 추산됐다. 이마트와 CJ에서는 각각 875억원, 542억원이 빠져나갈 전망이다.
지수 변경 발표 이후 첫 거래일인 11일 에코프로는 2.49% 하락했다. 한미반도체와 JYP엔터는 각각 2.24%, 1.97% 올랐다. 이마트와 CJ는 각각 3.27%, 2.42% 떨어졌다. 에코프로가 하락한 것은 지수 편입을 노리고 들어온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에코프로, HMM 전철 밟을까
투자자들의 관심은 에코프로가 폭등세를 지속할 수 있을지에 모아진다. 에코프로는 올 들어 주가가 10배 넘게 올랐는데, MSCI지수 편입 기대감이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 기계적으로 운용되는 패시브자금이 고점에 물량을 받아줄 것이란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MSCI한국지수 편입을 ‘재료의 소멸’로 바라보고 있다. 에코프로는 쇼트스퀴즈(공매도 투자자들의 주식 환매수), 주가지수 편입 등 펀더멘탈보다는 기계적 수급에 의해 올랐는데, MSCI지수 편입 이후에는 대규모로 들어올 신규 투자금이 없다는 것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MSCI지수 편입은 패시브 자금의 끝판왕으로 불린다”라며 “8월31일 리밸런싱 전까지 단기 급등할 수는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관론자들이 내세우는 근거는 HMM의 사례다. 2020년 초까지 3000원대에 거래되던 HMM은 2021년 5월12일 MSCI한국지수 편입 발표까지 10배 넘게 급등했지만, 리밸런싱 직전인 5월28일 최고점(5만1100원)을 찍고 폭락세로 돌아섰다. 현재 주가는 1만7600원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상승할 여력이 많다고 보고 있다. 지수 편입으로 유입되는 1조3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은 주가를 추가로 들어올리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실적이 급증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도 낮아지고 있다. 올해 예상 실적 대비 주가수익비율(PER)은 63배 수준이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