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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완성차 기업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주가가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급락했다. 자동차 노동조합의 임금 대폭 인상 요구로 인건비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탓이다.
이날 GM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5.78% 떨어진 34.16달러에 장을 마쳤다. 8개월 만의 가장 큰 하락세다. 포드 주가는 4.45% 떨어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GM은 이날 S&P500에 편입된 상장사 중 하락률이 두 번째로 높았다. 포드는 네 번째였다. GM, 포드와 함께 미국 자동차 기업 ‘빅 3’로 불리는 스텔란티스도 1.78% 떨어졌다.
전미자동차노조(UAW)가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임금·단체협상을 앞두고 임금 및 복지를 대폭 인상해줄 것을 요구한 여파다.
UAW는 이번 협상에서 근로자들의 임금을 기존보다 46% 인상하고 주 근로시간은 40시간에서 32시간으로 단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기존 연금 복원 및 생활비 인상, 퇴직자 복리후생 개선 등도 요구사항이다. GM과 포드, 스텔란티스의 노조 소속 근로자들은 총 15만 명에 이른다.
블룸버그는 회사들이 노조의 요구에 맞춰 추정치를 계산한 결과 각각 800억달러(약 105조2000억원)의 인건비를 추가로 부담해야 할 것이라는 결론을 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관계자를 인용해 “자동차 회사들의 이익을 고갈시키고 미래를 위협할 만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모닝스타의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위스턴은 “이번 협상은 요구사항이나 요구 방식 모두 정상적이지 않다”며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월스트리트 특성상 GM과 포드 주가가 당분간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UAW의 숀 페인 회장은 GM, 포드, 스텔란티스의 근로자들이 10년 전 대불황을 극복하고 기록적인 수익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도와준 데 대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자동차 기업들은 이미 임금과 복리후생 수준이 높은 데다, 전기차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하는 만큼 임금을 대폭 인상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글로벌 물류업체가 트럭 운전자 노동조합인 팀스터스와 노조에 크게 유리한 노사계약을 체결한 이후 미국 내에서 노동조합들의 조직적인 행동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UPS와 팀스터스는 향후 5년간 임금을 연 평균 6%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UPS는 이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노사협상 영향을 반영했다”며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률 전망치를 모두 낮췄다. 올해 연간 매출 전망치는 970억달러에서 930억달러로, 영업이익률 전망치는 12.8~13.6%에서 11.8% 안팎으로 낮췄다.
미 증권사 아르거스 리서치의 윌리엄 셀레스키 애널리스트는 “UAW와의 노사 협상은 언제나 투자자들에게 우려 요인”이라며 “파업이 발생할 경우 회사 운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수익 전망도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