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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투자자들이 뮤추얼펀드 및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수료를 꼼꼼하게 따지며 투자 상품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을 줄여 조금이라도 실질 수익을 늘리기 위해 투자자들이 수수료가 저렴한 ETF 등을 골라 투자했다는 분석이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모닝스타 자료를 인용해 작년 한 해 펀드 자산 가중 평균 비용 비율을 기준으로 미국 뮤추얼펀드와 ETF를 합쳐 수수료가 가장 저렴한 상품 20%에는 3940억달러의 신규 자금이 들어왔지만, 나머지 80% 펀드에서는 7340억달러가 순유출됐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자금 유출액은 역대 최대다. 직전 최대였던 2018년(4310억달러)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비용이 가장 저렴한 상위 5% 펀드는 작년 5190억달러를 끌어모으며 두드러진 자금 유입세를 보였다. 이들 펀드는 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대다수였다. 상대적으로 높은 보수를 떼는 뮤추얼펀드의 성과가 저조하자, 투자자들이 수수료가 싸면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양호한 ETF로 몰렸다는 분석이다. 미국 자산운용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 상장 뮤추얼펀드에서 1조1000억달러가 빠져나갔지만, ETF에는 6090억달러가 들어왔다”며 “이는 저렴한 수수료와 큰 상관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비용이 저렴한 펀드로 투자자가 몰리면서 운용사들 간 수수료 인하 경쟁도 심화하고 있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미국 뮤추얼펀드와 ETF의 평균 보수 비율은 2002년 91bp(0.91%포인트)에서 2021년 40bp(0.4%포인트)로 떨어졌고, 작년에는 37bp(0.37%포인트)까지 하락했다. 뮤추얼펀드와 ETF 모두 수수료율을 낮추는 데 집중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특히 작년 이들 상품의 보수율 하락폭은 7.4%포인트로 1994년 이후 두 번째로 하락폭이 컸다. 이처럼 펀드에 지급하는 비용이 줄면서 지난해 투자자는 98억달러가량의 수수료를 절감한 것으로 추산됐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