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현대인은 행복한 순간에도 불안에 사로잡힙니다. 사람들의 인식 수준이 높아지면서 우울증, 불안 장애 진단을 받는 사람들은 점점 증가하고 있는데요. 정부가 2년마다 이뤄지는 신체 건강검진에 정신건강 검진도 점진적으로 확대 실시하기로 하면서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타액 호르몬 분석으로 우울증을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 중인 마인즈에이아이를 한경 긱스(Geeks)가 만나봤습니다.
우울증 진단 방식이 대폭 바뀌고 있다. 복잡한 심리평가 대신 직관적이고 간단한 모바일 설문을 통한 심리검사가 등장했고, 타액 호르몬 분석으로 간편하게 우울증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됐다.
정신건강 영역 디지털 치료기기(DTx) 기업 마인즈에이아이는 모바일에서 손쉽게 우울증을 평가?확인할 수 있는 '바라보기' 플랫폼 베타버전을 지난 7월 선보였다. 시험테스트를 거쳐 연내 플랫폼을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설문 방식과 타액 호르몬 분석을 결합한 우울증 진단 플랫폼은 확증임상을 준비 중이다. 마인즈에이아이는 올해 중소벤처기업부의 '아기 유니콘 200 육성기업'에 선정됐다.
모바일 심리검사 '바라보기' 출시
바라보기는 모바일 링크를 통해 10~15분간 설문 방식의 심리 검사지 '프로브(PROVE)'를 시행하면 즉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기존 심리평가의 복잡한 해설 대신 우울증, 자살위험, 수면 문제 등 자신의 현재 상태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정신건강의 현재 상태뿐만 아니라 취약한 원인이 무엇인지도 파악하는 것이 PROVE 평가의 차별점이다. 마인즈에이아이와 대학병원 연구팀이 공동 개발한 설문 문항을 통해 성장기 부정적 경험 및 성인 애착 유형 등을 함께 평가한다.
김창현 마인즈에이아이 전무(COO)는 "기존 자기 보고식 검사지는 현재 증상의 유무와 상태만 평가하는 데 반해, PROVE는 왜 그런 상황과 상태인지를 설명하고 증상의 원인에 대해 폭넓게 접근하는 게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기업의 주식정보에서 현재의 주가만 알려주는 게 아니라 주가가 오르고 떨어진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란 설명이다.
커지는 정신건강 검진시장
마인즈에이아이는 기업(B2B) 및 공공기관(B2G) 정신건강 진단 시장을 겨냥한다. 근로자 복지프로그램에 심리상담을 진행하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늘고 있어서다.
현재 마인즈에이아이는 국내 최대 건강검진 기관인 한국건강관리협회 메디체크와 함께 정신건강 검진 및 관리를 위한 PROVE 활용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기업 및 근로자의 특성에 맞게 개발한 'PROVE-lite 버전'은 타인과의 공감 능력과 관계 형성 문제를 진단하는 ‘마음 헤아리기’ 척도를 추가해 직장인 정신 건강검진의 유용성을 높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윤석열 정부가 '110대 국정과제'로 정신건강 검진체계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하면서 우울증 검진 및 치료시장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4월 발표한 제5차 자살예방기본계획(2023~2027년)에서 현재 20~70대를 대상으로 10년마다 이뤄지는 정신 건강검진을 확대해 신체 건강검진 주기와 동일하게 2년마다 실시하기로 했다.
국내 우울증·불안장애 환자는 2021년 기준 약 180만 명으로 2017년(130만 명)보다 40%가량 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우울증 시장 규모는 6325억원으로 연 8% 성장세를 보인다. 글로벌 우울증 진단 및 치료 시장은 연 5%대 성장률을 보인다.
타액 분석으로 우울증 진단
2019년 설립된 마인즈에이아이는 정신건강 진단?분석, 교육훈련, 치유?관리를 위한 원스톱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심리지표와 생체지표 진단을 동시에 진행하는 '마인즈내비', 반복적인 VR 평가 교육 훈련이 가능한 '치유포레스트', 전문가가 개인 맞춤형 심리상담을 제공하는 상담센터인 ‘치유카운셀’을 두고 있다.
마인즈내비는 국내 최초로 정신건강 영역에 바이오마커인 타액 스트레스 호르몬 분석 기술을 접목한 우울증 진단분석 프로그램이다. 심리지표 진단검사인 PROVE에 스트레스 대응 역량을 평가하는 타액 스트레스 호르몬 해석 기법을 결합했다.
마인즈에이아이는 침 속에 있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분석한 결과와 심리평가를 통합하여 정신건강 단계를 평가하는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마인즈내비는 현재 탐색 임상이 마무리됐으며, 확증 임상을 준비하고 있다.
석정호 마인즈에이아이 대표는 “객관성이 결여될 수 있는 자기보고식 설문 검사 방식을 타액 호르몬 분석법을 통해 진단을 보강해 보다 과학적이고 정확한 정신건강 진단을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VR 기기로 정신건강 평가부터 훈련까지
치유포레스트는 VR 기반 정신건강 평가?교육?훈련 프로그램으로 우울과 자살 위험성 개선을 목표로 하는 DTx다. 우울과 자살 위험성을 감소하고 마음의 체력이라고 불리는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데 약물치료 못지않은 효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올해 중 확증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마인즈에이아이는 향후 집에서도 X박스 같은 VR 기기를 통해 치료 및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치유포레스트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게 최종 목표다. 현실화한다면 약물 처방에만 의존하는 기존 우울증 치료 방식을 보완하고, 장기 약물 복용에 따른 부작용도 예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