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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신흥국 증시가 강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한때 ‘투자자의 무덤’이라고 불린 브라질 관련 상품들이 독보적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브라질 정부의 금리 인하, 헤알화 안정, 재정준칙 마련 등 안팎의 경제 상황이 개선된 영향이다.
8일 미국 금융데이터정보업체 베타파이의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국가별 수익률 통계’에 따르면 브라질에 투자하는 ETF들이 지난 3개월간(5월 8일~8월 7일) 평균적으로 가장 높은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MSCI지수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MSCI 브라질(EWZ)’은 지난 3개월간 11.72% 상승했다. 이 상품은 47개의 브라질 대표 기업으로 구성된 브라질 MSCI지수에 투자한다.
MSCI지수를 기반으로 한 레버리지 상품인 ‘프로셰어즈 울트라 MSCI 브라질 캡드(UBR)’와 ‘디렉시온 데일리 MSCI 브라질 불 2X(BRZU)’는 같은 기간 각각 26.95%, 26.25% 급등했다.
브라질 내 중소형 기업들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브라질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담고 있는 ‘반에크 브라질 스몰-캡(BRF)’은 지난 3개월간 26.15% 수익률을 기록했고, ‘아이셰어즈 MSCI 브라질 스몰-캡(EWZS)’ 역시 21.1%의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브라질 경제는 올 1분기까지만 해도 바닥을 모른 채 추락하고 있었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정치적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브라질 보베스파지수는 지난해 10월 말 119,929에서 올해 3월 말 97,926까지 약 5개월 만에 18.35% 하락했다.
하지만 2분기 이후부터 브라질 정부의 정책 전환과 대외변수 개선이 나타나면서 기업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새로 집권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정부가 4월 초 그동안의 재정 방만을 막기 위한 ‘재정 준칙’을 발표하고 적극적인 규제완화, 세제개혁책 등을 내놓으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룰라 정부는 후진적인 세제정책을 개혁하기 위해 30년 만에 헌법까지 개정했다.
이후 S&P와 피치는 브라질의 신용등급을 각각 한 단계씩 상향했고, 헤알화 환율 변동성 및 물가 완화 등 거시 변수들의 안정도 나타났다. 이달 들어 브라질 중앙은행이 금리까지 0.5%포인트 인하하면서 경기 회복을 위한 대내외 변수가 마련되고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브라질 기업의 주가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근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브라질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 9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룰라 정부의 경제정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3월 말 90%에서 44%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