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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정상투성이' 잼버리 준비·운영, 한국형 부실행정의 총체적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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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의 파행은 한국형 부실 행정의 총체적 민낯을 드러냈다. 애초 새만금 매립지를 부지로 정한 것부터 부적절했다. 그늘 하나 없는 간척지인 데다 농업용지로 조성한 탓에 물 빠짐이 원활하지 않아 여름 야영에 부적합하다는 논란과 우려는 이전부터 제기됐다. 민주노총 전북본부가 성명을 내고 “정치적 잇속에 문재인 정부가 졸속 추진했다”며 “예견된 참사”라고 이례적으로 전 정부를 직격했을 정도다.

6년의 긴 준비와 1000억원이 넘는 예산 투입에도 결과는 믿기 힘들 정도의 부실 행사다. 사전 경고도 많았다.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역경에 처할 것”이라는 경고와 “폭염·폭우, 해충 방역과 감염 대책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작년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됐다. 조직위원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태풍, 폭염에 대한 대책도 다 세워 놓았다”고 자신했지만, 우려는 하나 빠짐없는 현실이 됐다. 정부 탁상행정의 현실이다. 여가부가 대회 준비에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자 지난 2월 행정안전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공동위원장으로 추가 선임됐다. 하지만 이런 구조 역시 책임을 미루는 빌미로 작용하는 등 한심한 모습이다.

중앙과 지방정부 간 행정 알력과 책임 공백도 여실히 드러났다. 행사 집행위원장을 맡은 전라북도는 “행사는 여가부 중심으로 운영하게 돼 있다”고 발뺌만 하고 있다. 중앙정부 역시 “대회를 지방정부가 주도하고, 중앙정부는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해왔다”고 면피에 급급하다. 이런 와중에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안일한 대응 때문”이라고 비난하고,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부실 준비 탓”이라고 맞서는 등 정치권의 ‘네 탓 공방’도 여지없이 이어졌다.

여러 파행이 다소 진정되면서 조기 중단이라는 최악의 결말은 피했지만 ‘국제 망신’이라는 오명은 씻기 어렵다. 마지막 한 사람의 참가자가 새만금을 떠날 때까지 안전 관리와 원활한 진행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대회가 끝나면 원인과 책임 소재를 밝혀야 한다. 예산 1000억원을 적절히 사용했는지도 규명해야 한다. 이번 사태를 백서로 남겨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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