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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외식하려 손잡고 걷다가…" 뇌사 피해자 남편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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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외식하려고 손잡고 걷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차량이 손쓸 새도 없이 인도를 넘어오더니 뒤에서 아내를 들이받은 겁니다"

'서현역 무차별 칼부림' 사건의 피의자가 몰던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진 아내 A씨(65)의 남편 B씨는 4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차병원 중환자실 앞 대기석에서 연합뉴스에 이같이 전했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지난 3일 늦은 오후 서현역 AK백화점 인근 아파트에 사는 B씨 부부는 외식하려고 백화점에서 100m가량 떨어진 아파트단지와 상가 사이 인도를 나란히 걷고 있었다.

당시 A씨는 인도 안쪽에서, B씨는 차도와 가까운 바깥쪽에서 걸어가고 있었다고 한다. 이때, 베이지색 경차가 갑자기 뒤편에서 빠른 속도로 달려와 아내를 들이받았다는 게 B씨의 설명이다.

이 차량은 최초 피해자인 A씨를 들이받고 그대로 인도를 내달려 다른 행인들을 연달아 들이받았다. B씨가 정신을 차렸을 땐 아내가 이미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는 상태였다고 한다.


전날 현장에서 만난 사고 인근 떡집 사장도 한경닷컴에 "큰 소리가 나서 나가보니 세 명이 쓰러져있었고, 처음엔 음주운전 뺑소니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면서도 "너무 순식간에 일어나서 상황 파악이 잘 안될 정도였고, 한차례 차로 사람들을 치고 백화점으로 간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전한 바 있다.

이 사고로 A씨는 머리 등을 크게 다쳐 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뇌사 상태에 빠졌다. 그는 현재 생명이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연합뉴스에 "내가 분명 차도 쪽에서 걷고 있었는데 왜 내가 아닌 아내만 피해를 봤는지 모르겠다"면서도 "정신없이 심폐소생술을 하다 보니 구급대원들이 왔는데 그들도 '상태가 너무 안 좋으니 빨리 병원으로 이송하자'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차가 오는 소리도 전혀 듣지 못해 피할 겨를이 없었다"며 "어떻게 매일 아침 산책하고 외식하던 집 앞 도로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냐. 나라가 어떻게 이러냐. 그저 못 지켜줘서 정말 미안하다"며 통곡했다.

앞서 전날 오후 5시 59분께 AK플라자 백화점 1~2층에서 피의자 최모(22) 씨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흉기를 마구 휘둘렀다. 최 씨는 흉기 난동 직전 경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A씨 등 보행자들을 고의로 들이받았다. 그의 연속범행으로 20∼70대 시민 14명이 차량에 치이거나 흉기 찔려 다쳤다.

한편 경찰은 최 씨 등을 상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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