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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컬렉션? 이건희·홍라희 컬렉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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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컬렉션을 이건희·홍라희 컬렉션으로 불러야 한다.”

등단한 미술평론가이자 미술전문기자인 손영옥 박사는 저서 <이건희. 홍라희. 컬렉션>을 통해 이렇게 주장한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이 신혼 초부터 함께 미술품을 수집해왔고, 홍 전 관장이 실질적인 ‘삼성가의 미술 경영인’으로 활동했던 데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해 남편에게 현대미술 가이드 역할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유영국, 장욱진, 김환기 등 한국 미술을 대표하는 추상 거장들의 작품이 홍라희 전 리움 관장의 주도로 이건희 컬렉션에 포함됐다는 저자의 취재 결과는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책은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의 고미술 수집에서부터 시작해 이건희·홍라희 부부의 미술품 수집 이야기를 서술한다. 이어 이건희 컬렉션에 포함된 작품 면면을 샅샅이 훑는다. 한국 최고의 컬렉터 집안 이야기에 뛰어난 작가들의 명작 소개가 나오는 만큼, 이 내용만으로도 한국 근현대 미술사의 큰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이건희 컬렉션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 갤러리스트들의 이야기다. 갤러리현대의 박명자 회장, 가나아트·서울옥션의 이호재 회장과의 생생한 인터뷰를 통해 이 전 회장의 집에 어떤 그림이 걸렸는지, 이 전 회장과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의 첫 만남이 어땠는지 등 세세한 일화를 담았다.

작품을 소개하는 부분에서는 한국 근현대미술 작가와 작품들에 대한 설명이 특히 빛난다. 저자의 한국 미술에 대한 깊은 애정, 오랜 기간 치열하게 취재해온 경력 덕분이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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