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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그라드는 빙과 시장…배스킨라빈스는 '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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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배스킨라빈스’의 성장세가 독보적이다. 전체 빙과 시장 규모가 매년 쪼그라드는 가운데 유독 배스킨라빈스만 매출과 매장 수가 계속 늘고 있다.

2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시스템에 따르면 SPC 계열 비알코리아가 운영하는 배스킨라빈스의 매장 수는 지난해 말 1720개로 전년 말보다 94개(5.8%) 증가했다. 지난해 본사 기준 매출은 2.9% 늘어난 5859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에도 수십 건의 신규 가맹계약이 이뤄졌으며 2분기 매출은 1분기 대비 15% 넘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배스킨라빈스의 이런 성장세는 매장형 아이스크림 시장에선 비슷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수준이다. 한때 배스킨라빈스를 추격하던 롯데웰푸드의 ‘나뚜루’ 매장 수는 2021년 51개에서 지난해 36개로 줄었다. 해태제과가 이탈리아 본사를 인수해 들여온 젤라토 브랜드 ‘빨라쪼델프레도’는 매장 수 30여 개, 세계적 아이스크림 브랜드 ‘하겐다즈’는 10개 안팎에 그친다.

빙과업계 관계자는 “아이스크림·빙과는 최대 구매층인 아동·청소년 수가 지속해서 감소하는 데다 디저트 대체제가 다양화하면서 살아남기 쉽지 않은 시장이 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규모는 2015년 2조원을 찍은 후 지난해 1조3073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업계에선 배스킨라빈스가 젊은 트렌드에 맞춰 기민하게 움직이는 것에 주목한다. 베스트셀러 ‘엄마는 외계인’의 연계 제품인 ‘아빠는 딸바봉’ 등 젊은 층이 선호하는 이름으로 신메뉴를 끊임없이 내놓고 있다.

제과 기술을 접목해 가격대가 높은 아이스크림 케이크의 경쟁력을 끌어올린 것도 매출을 늘리는 데 한몫했다. 미국 현지보다 다양한 케이크 형태를 구현해내면서 국산 제품을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 수출하고 있다.

이런 배스킨라빈스의 대응은 해외 브랜드 중 한국 본사의 자율성을 많이 인정하는 문화 때문에 가능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비알코리아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 등 일가가 66.7%, 미국 배스킨라빈스가 33.3%의 지분을 보유한 합작 형태다. 다만, 배스킨라빈스가 제품 가격 인상을 앞둔 데다 소비 침체 국면이 이어지는 만큼 지금 같은 성장세가 유지될지 장담할 수는 없다. 배스킨라빈스는 4일 싱글 레귤러를 3500원에서 3900원으로 올리는 등 평균 8%대 인상을 계획 중이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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