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가 50도 안팎의 폭염에 이틀간의 공휴일을 선포했다. 카타르 등 폭염에 취약한 중동 이웃 국가들도 각종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않으면 앞으로 더 길고 잦은 폭염에 시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전례 없는 더위에 대응하기 위해 2~3일을 휴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이 기간 모든 정부기관과 학교, 은행 등이 문을 닫고 축구 리그도 취소된다.
이란에서 폭염으로 공휴일이 선포된 건 처음이다. 이란은 산이 많고 고도가 높아 여름에도 수도 테헤란과 일부 남부 도시를 제외하고 서늘한 날씨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이란 기상청에 따르면 1일 이란 남서부 도시 기온은 50도를 넘어섰다. 그 외 주요 도시 중 12곳 이상의 기온이 40도를 웃돌았고, 테헤란 기온은 며칠간 39도 이상일 것으로 관측됐다. 이란 보건부는 열사병을 우려해 노인과 어린이, 기저질환자들은 실내에 머물 것을 권고했다.
사막이 넓고 수자원이 적은 중동 국가들은 폭염에 취약하다. 전력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이집트는 최근 정부기관 전력을 하루 한 번 이상 차단하고 있다. 중동 현지 매체에 따르면 카타르 정부는 최근 외부로 개방된 근로 현장에서 직원들이 일할 경우 더위가 심해지면 작업을 중단하라고 기업들에 지시했다. 이를 위반하는 고용주는 벌금을 내야 한다. 이라크는 해마다 폭염으로 임시 공휴일을 지정해왔으며 지난해 기온이 51도까지 오르면서 공휴일 기간을 연장했다.
영국 기상청 소속 해들리센터는 세계 각국이 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이지 않을 경우 지중해와 중동 대부분 지역에서 매년 여름 기온이 45도를 웃돌 것이며 50도를 넘는 날도 하루 이상 생길 것이라고 최근 예측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