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피트니스·헬스케어 스타트업
마이베네핏의 송인수 창업자가 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언택트 피트니스 활성화를 위해 서울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센터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베네핏은 △근감소증 △경도 인지 장애 △당뇨 △암 질환 등 주로 중장년층이 겪는 4대 질환 치유에 도움이 되는 운동 콘텐츠를 핵심으로 내세우는 기업이다.
3차원(3D) 카메라를 통해 운동 동작을 인식·분석해 주는 피트니스 키오스크 솔루션 ‘버추얼 메이트’를 개발했다. 사용자의 운동 기록을 관리할 수 있는 데이터 앱 서비스 등도 제공한다.
버추얼 메이트는 운동하는 사람의 체격과 자세, 체력 측정 등을 통해 사용자에 맞는 운동 콘텐츠를 제안하는 게 특징이다. 인공지능(AI)이 적용된 센서 기술 등을 통해 정확도를 높였다. 제공하는 운동 콘텐츠는 579종에 이른다.
서울대 승인 창업기업 닥터엑솔과의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운동 프로그램 모델을 만들었다. 신체 측정, 평가 방법, 현실과 가상을 결합한 MR 기반의 운동 시스템 등은 특허로 보유하고 있다.마이베네핏은 정부세종청사, 국방부, 한양대, 한국체대 등의 헬스 플랫폼을 구축했다. 또
지난 5월 재활 운동 등에 특화한 피트니스 거점 센터를 7호선 반포역 지하 1층에 열기도 했다. 마이베네핏 버추얼 메이트 솔루션을 활용할 수 있는 곳이다. 송 창업자가 공동 설립한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닥터엑솔도 함께 자리하고 있다. 다음달에는 강남을지병원 사거리에 2호점도 오픈한다.
송 창업자는 "서울교통공사와 협의를 통해 지하철 역사를 중심으로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언택트 피트니스 센터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우선
3년 안에 20곳 정도의 오프라인 센터를 열 것"이라고 했다.
송 창업자는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월드짐을 2005년 한국에 도입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10년간 전국에서 직영으로 16개 센터를 운영하며 많은 회원을 모으기도 했다. 그는 "단순히 근육 벌크업 위주의 대형 스포츠센터보다는 동네 친화형으로 작고 전문화된 헬스케어 센터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새로운 사업 모델을 연구하게 됐다"며 "마이베네핏을 통해 많은 분들이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Q. 마이베네핏 피트니스 센터가 일반 헬스클럽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A. 저희가 '기능적인 운동'으로 국민들을 좀 건강하게 만들 수 있겠다는 판단을 했을 때 모순점이 하나 있었어요.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대부분의 운동기구들은 한국 기준이 아니라 대부분 미국 스탠더드였거든요. 젊은 사람들은 어느 정도 맞기도 하는데 40대 중반만 넘어가도 평균 키라든가 근육량들이 잘 안 맞았어요. 또 작은 동네 곳곳에 이런 센터를 갖추려면 대규모로 하는 것보다는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작은 규모의 시설에서도 효과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했죠. 사업 초기 5년 정도는 매출 한 푼도 없이 직원 스무 명 정도가 연구에만 매진했어요.
Q. 투자할 여력이 좀 있으셨나 봅니다.A. 운이 좋았던 게 제가 36살에 창업을 하겠다고 나서 마흔 살 정도가 됐을 때 생각보다 많은 돈을 좀 벌게 됐어요. 그러다 건강과 관련된 헬스케어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Q. '버추얼 메이트'라는 솔루션이 핵심입니다. 개발 기간이 어느 정도 걸렸나요?A. 처음 아이디어를 갖게 된 게 2015년이고요. 첫 모델이 나온 게 2018년도였습니다. 그래서 바로 CES에서 첫 발표를 했고요. 카메라에서 사람의 관절들을 추출해서 그걸 운동이나 콘텐츠에 매칭시켜 건강하게 만든다고 개념이 좋은 반응을 얻었고요. 미국 미디어에서 뉴스도 많이 나오고 하면서 자신감이 붙었죠. 분명히 시장성이 있고 되겠다는 판단을 했죠.
Q. 근감소, 경도 인지 장애, 당뇨, 암 등 4대 질환에 특화했다는 얘기를 하던데요.A. 시작할 때만 해도 4대 질환에 집중하는 것보다는 몸의 모든 관절들을 좋게 해주는 운동 콘텐츠를 다 만들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결국 저희가 한 500종이 넘는 운동 동작을 담았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어떤 특정 고객들, 예컨대 당뇨를 관리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 프로그램을 만들어줘야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1년 내내 할 수 있는 콘텐츠를 짜야 되겠다 생각하면서 정한 게 4대 질환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근육 감소증, 그다음 경도인지장애의 전 단계, 당뇨병 관리, 암 경험자들이 수술 후에 회복하는 동안 관리 운동 등 4가지를 주제로 삼게 된 겁니다. 그러면서 이 콘텐츠가 신뢰를 받으려면 실증 임상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서울대, 고령사회연구원 등을 통해 저희 콘텐츠 실증 임상을 했죠. 그 결과가 좋아 논문도 나오고, 해외 학회 발표도 했고요. 닥터엑솔이 질환별로 실증 임상을 하는 서울대 승인 창업 기업입니다.
Q. 닥터엑솔에 지분 투자도 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A. 4명이 공동 투자를 했고, 저를 제외한 3명이 교수님입니다. 사업화하는 데 있어서 저 같은 경영자도 필요했기 때문에 공동 창업을 한 거고요. 당뇨병과 관련된 식품 등 연구하는 영양 솔루션 회사인 쿡플레이라는 곳도 제가 투자를 했고요. 건강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운동과 영양을 제대로 공급해 주는 회사를 만들어가 가기 위해 범위를 넓혀 나가고 있죠.
Q. 센터를 앞으로 곳곳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신 거죠?A. 여기 반포센터의 운동 공간은 저희들 장비를 실험하고 테스트하는 랩으로 쓰다가 고객들 반응이 좋아서 거점 센터 1호점으로 만든 거죠. 여성 유방암을 겪으신 어떤 분은 김포에서도 2시간씩 걸려서 오시면서 운동을 했거든요. 5월 말에 열었으니까 이제 두 달 정도 됐고요. 벌써 100여 분이 등록을 하셨어요. 2호점은 도산센터에 열립니다. 도산 을지병원 사거리에요. 정식 오픈은 다음달에 할 거고요. 마무리 인테리어를 하고 있습니다.
Q. 거점센터 말고 소형화된 센터들도 구축하려 하시는 거죠?A. 코로나 기간에 헬스장들이 폐쇄되고 하면서 '홈트'가 유행할 거라고 얘기를 했어요. 그런데 저는 홈트가 안 될 거라고 계속 얘기를 했습니다. 이유는 집은 나를 쉬게 하는 공간의 개념이 강하기 때문이죠. 결국 운동은 사람들이 바깥에 나와서 걷기를 하든, 산을 타든, 자전거를 타든 집단적으로 어울리는 공간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그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걸 운동하려고 차를 타고 20~30분씩 가는 것도 안 되죠. 살짝만 걸어가도 있는 동네 침투형으로 편의점과 같은 개념으로 만들어져야 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래서 공간에 운동센터를 해야 된다는 게 명확했던 거죠. 그래서 거기에 맞는 장비들이 필요했고, 거기에 맞는 운동 콘텐츠들이 필요한 거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홈트용 솔루션 '버추얼 메이트 미'도 개발하셨는데요.A. 보통 사람들은 자기 몸에 이상이 오기 전까지는 운동을 잘 안 해요. 담배 끊는 것도 똑같습니다. 앞서 4대 질환 얘기를 했는데요. 근육 감소증으로 인해서 척추가 좀 돌아가 있다든지 할 수 있어요. 고령자들은 근육 감소 때문에 가장 먼저 오는 게 낙상하고 골절이거든요. 당뇨병도 결국은 근육이 줄어들면서 자기 당 에너지를 일반 운동에너지로 전환을 못 하다 보니까 다시 근육이 줄어드는 악순환인 거고요. 이런 질환을 갖고 계신 분들이 적어도 일주일에 2~3일 정도는 센터에 나와 운동을 하지만, 못 나오실 때는 저희가 짜주는 10~15분짜리 운동을 하시라는 차원에서 버추얼 메이트 미를 내놓은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Q. 수도권 밖으로 진출하실 계획도 있나요?A. 서울이 1차적으로 끝나면은 지하철이 있는 부산 대구 광주 이런 곳에도 진출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지하철 패스 있지 않습니까? 지하철 패스 갖고 그냥 툭 찍고 들어오는 방식도 구축하려고 해요. 한국 헬스장은 이상한 결제 모델을 갖고 있어요. 뭐냐면 선납입니다. 50만원, 100만원 내고 가지도 않게 되죠. 헬스클럽이 망해서 사회적 문제도 많이 되고요. 그래서 저희는 최대 3개월 정도 단위 계약만 하고요. 지하철 패스 같은 거 찍고 그냥 운동하고 갈 수 있게 하는 것도 저희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Q. 앞으로 사업 확장이 가능한 분야는 또 어디가 있을까요?A. 전국 노인 복지시설이 6만 8823곳입니다. 복지관이 357곳이고, 경로당은 6만7000여 개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노인 복지시설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고요. 시니어 분들이 저희 기기 앞에서 쉽게 운동하고, 집에 가서는 또 모바일 기기로 운동할 수 있게 하는 거죠. 저희는 걷도록 태어난 사람들이 뛸 수 있게 해주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하죠. 이게 회사의 철학 같은 겁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