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국내 최대 공식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노조가 파업에 나섰다. 한성자동차 법인 설립 이후 38년 만에 처음으로 열리는 파업으로, 노조는 임금인상과 처우개선을 주장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서울지부 수입자동차지회 한성자동차 노조 조합원 300여명은 지난달 26일 서울 한성자동차 성수서비스센터에서 파업 투쟁 출정식을 열었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 △상여금 지급 △근속 수당 신설 △생존권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성자동차 노사는 올 1월 첫 임금협상을 시작으로 13차례 단체교섭과 4차례 실무교섭을 이어갔지만, 이견을 좁히는 데 실패했다. 지난달 중앙노동위원회 협상까지 최종 결렬되자 노조는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권한인 쟁의권을 확보해 단체행동에 돌입했다.
노조는 오는 2일 인천 서비스센터에서 부분 파업을 진행한 뒤 사측 입장에 변화가 없을 경우 9일 총파업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측은 "한성자동차 자본이 노동자들을 쥐어짜는 동안 모회사 레이싱홍 그룹은 지난 3년간 한성자동차로부터 4000억원이 넘는 돈을 배당으로 가져갔음에도 불구하고 임금 수준은 터무니없이 낮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적이 저조한 직원이 받아야 하는 교육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금속노조 지부 지회 뉴스에 따르면 라대관 부지회장은 "회사는 영업직군이 차를 팔지 못하면 'PIP'라고 부르는 부진자 교육에 보내 회사에서 공개 망신을 주고 있다"며 "PIP 교육에 들어가지 않으려 자기 돈으로 고객에게 할인해주고, 골프백 사주고, 유리막 코팅해주고, 선팅해주고, 고장 나면 자비로 수리에 렌트까지 해주는 등 출혈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레이싱홍 그룹은 말레이시아계 화교 기업으로 알려졌으며, 한성자동차의 지분 100%를 보유한 계열사 보너스 리워즈를 통해 사업을 운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성자동차 노조 파업으로 지난달 26일 온라인에서는 서비스 센터 이용 불편함을 호소하는 일부 소비자들 불만이 올라왔다. 한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정기 점검 예약이었는데 갑자기 예약이 미뤄졌다"는 글이 올라왔다. 또 다른 커뮤니티에서는 "리콜 때문에 예약 잡았는데 센터 사정으로 취소됐다고 한다"고 했다.
업계는 이번 파업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벤츠코리아가 온라인 판매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업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온라인 판매 체제 도입과 관련해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급속하게 변화하는 자동차 산업 환경에서 고객 및 비즈니스파트너 측면에서 보다 나은 비즈니스 할 수 있는 전략에 대한 논의를 모든 딜러와 긴밀하고 투명하게 진행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