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발견된 2000년 전 무덤의 주인공이 철기시대 전쟁터를 누비던 '여성 전사'라는 분석이 나왔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영국 남단 실리 제도에서 1999년 우연히 발견된 2000년 전 무덤의 미스터리가 풀렸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무덤에서는 통상 남성이 매장된 흔적으로 간주하는 방패, 검과 함께 여성과 관련된 흔적인 청동 거울과 브로치도 발굴됐다.
유럽 서부 철기 시대 발굴터에서 이 같은 무덤이 발굴되는 것은 드문 일이었고, 고고학계는 발굴 당시 150g 정도만 남아있던 유골로는 단서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20년이 지나도록 무덤의 주인을 구체적으로 가려내지 못했었다.
그러다 최근 무덤에서 나온 치아 조각이 무덤의 주인을 찾는 데 결정적 단서가 됐다.
영국 문화재 당국인 히스토릭 잉글랜드(Historic England)와 미 UC데이비스 대학 등 연구진은 치아 법랑질 조각의 단백질을 분석한 끝에 무덤의 주인이 여성일 가능성이 96%에 이른다는 결론을 내렸고, 연령대는 20∼25세 사이로 추정했다.
아울러 이 여성은 철기시대 공동체 간 전투에서 활약한 전사였을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진은 "여성 유물일 것으로 짐작됐던 청동 거울이 실제로는 전쟁터에서 햇빛을 반사해 신호를 주고받는 도구였다는 점에서 무덤의 주인이 전투를 지휘하는 '리더' 위치에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근처 무덤에서도 철기시대 실리 제도에서 여성이 전투에 참여했을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유독 이번 무덤의 주인공은 풍성한 유물과 함께 매장됐다는 점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