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화면을 접고 펼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의 5세대 제품인 ‘갤럭시 Z플립·폴드5’를 공개했다. 폴더블폰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꼽혀온 접히는 부분의 성능을 개선했고 외부 디스플레이를 두 배 가까이 키워 편의성을 높였다. 산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2019년 처음 폴더블폰을 출시한 이후 축적해온 기술 노하우를 쏟아부은 ‘혁신적인 제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갤럭시 언팩 2023’을 열고 갤럭시 Z플립·폴드5, ‘갤럭시탭 S9’ 시리즈, ‘갤럭시 워치6’ 시리즈 등 신제품을 공개했다. 갤럭시 언팩 행사가 한국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폴더블폰 종주국’이라는 한국의 위상, 한류를 넘어 혁신의 중심으로 떠오른 서울의 상징성이 반영됐다.
신제품은 ‘디자인 혁신’으로 주목받았다. 조개처럼 접히는 플립5는 외부 화면(플렉스윈도)의 대각선 길이가 86.1㎜로 전작인 플립4 대비 1.8배 길어졌다. 언팩 행사 이후 ‘화면이 시원해졌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외부 화면을 통해 활용할 수 있는 기능도 많아졌다. 플립폰을 열지 않고도 플렉스윈도에서 문자를 보내고 음악을 선곡할 수 있다.
책처럼 접고 펴는 폴드5는 휴대성을 높여 ‘주머니 속 PC’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무게(253g)는 전작보다 10g 줄었다. 디스플레이 성능을 높여 한낮 야외에서도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의 약점으로 꼽힌 접히는 부분의 잦은 고장에 대한 해법도 마련했다. 이번에 적용한 ‘플렉스 힌지’는 외부 충격을 분산하는 구조로 설계했다.
신제품은 다음달 11일 국내에 출시한다. 플립5 가격(이하 256GB 제품 기준)은 139만9200원, 폴드5는 209만7700원으로 책정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은 이날 언팩 행사에서 “폴더블 기술로 모바일업계를 혁신하고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황정수/김익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