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요! 제 딸도…제 딸도…똑같이 죽었습니다."딸이 한 사립 학교의 기간제 교사였으나 극단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는 한 아버지는 "제 딸 억울한 사연도 좀 들어달라. 제발 같이 조사해달라"며 이같이 흐느꼈다.
이는 전날 오후 서울시교육청이 서울 교원단체총연합회, 서울 교사노동조합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등 3개 교직단체와 긴급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하던 중 갑자기 벌어진 일이다.
이날 기자회견은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새내기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 교육청과 교직단체들이 교권 회복 방안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이때 또 다른 교사의 유가족인 아버지 A씨가 방문해 오열한 것. A씨는 발언하는 내내 흐르는 눈물을 멈추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A씨는 "딸은 사립학교 기간제 교사인데 서초구 학교 사건이랑 거의 동일하다"며 "우리 딸도 작년 7월에 병가를 내고 지내다가 6개월 전에 이렇게…"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사건이 이대로 지나가면 묻히고 우리 딸은 억울하다"며 "제발 함께 조사해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이어 "서이초에 가서 많이 울었다. 서이초 선생님은 조화가 놓이고 하는데 우리 딸은 꽃송이도 하나 못 받고 죽었다"며 "똑같은 대한민국의 학생이고 교사였다. 다 같이 처리해달라"고 덧붙였다.
이때 또 다른 교사의 유족인 B씨가 등장해 "제 동생(사건)도 최근 서이초 사건과 거의 동일한데, 사립학교라 공립에 비해 도움을 받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저도 고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기간제 교사와 사립학교에 대한 방안이 빠진 것 같다. 방안을 마련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에 조희연 교육감은 "이전에 보고 받은 적 있다"면서도 "면담을 따로 사립 팀과 만나 해주시길 바란다. 저희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현재 교육부 측은 다른 교사들이 극단 선택을 한 사례가 속속 드러나자, 신고센터를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교육활동 침해로 인해 커다란 상실을 느끼셨던 분에 대해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처럼 별도 신고 기간을 운영할지 여부를 내부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