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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게임 음악이 생존의 '절대 반지' 돼버린 클래식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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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클래식 공연은 거의 대부분 손해입니다. 그러니 영화음악 같은 인기 장르에 붙을 수밖에요. ‘클래식이 기생충이 되고 있다’는 비난이 있건 말건, 클래식의 영역을 넓혀 더 많은 관객을 끌어들이지 않으면 기획사는 생존할 수가 없습니다.”

공연기획사 임원 A씨는 최근 들어 클래식을 영화·방송·게임과 결합한 ‘하이브리드 공연’이 크게 늘어난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25일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지난해 클래식 분야 유료티켓 판매 1위는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인 콘서트’다. 그 뒤를 지브리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히사이시 조 영화음악 콘서트’, 크로스오버 중창단 ‘포레스텔라 콘서트’가 이었다. ‘하이브리드 클래식’이 톱3를 싹쓸이한 것이다.

임윤찬, 조성진 등 최정상급 스타 연주자나 빈필하모닉 같은 세계적인 악단을 빼면 ‘잘 팔리는’ 클래식 공연에는 예외 없이 유명 영화·게임 음악이나 방송(팬텀싱어·불후의명곡)을 통해 유명해진 출연진이 등장한다. 예술경영지원센터 관계자는 “영화, 게임음악 등과 결합된 클래식 음악이 전체 클래식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필름 콘서트’가 대표적이다. 히사이시 조의 음악을 들려주는 콘서트는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부터 매진 행렬을 이어갔다. 올해 7~9월에도 △지브리 & 스즈메의 문단속 △히사이시 조, 지브리 영화 음악 콘서트 △썸머 무비 콘서트 △날씨의 아이 필름 콘서트 △더 애니메이션 인 콘서트 시리즈(원피스, 이누야샤) 등 다양한 애니메이션 음악 콘서트가 열린다.

최근에는 영화와 함께 라이브로 음악을 듣는 필름콘서트도 주목받고 있다.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화면에 맞춰 정확한 타이밍으로 연주한다. 오는 8월 26~2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대규모 필름콘서트 ‘반지의 제왕’도 그중 하나다. 이번 공연에서는 미국의 필름콘서트 전문 지휘자 시흥 영이 지휘를 맡고, 코리아쿱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이 외에도 어린이 합창단, 코러스 등 전체 약 250명이 무대에 오른다. 초대형 스크린으로 영화가 상영되고 그에 맞춰 공연이 진행된다.

세종문화회관은 ‘해리포터와 불의 잔’ 필름콘서트도 10월에 연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2030세대에겐 해리포터가 추억 속 명작이자 클래식”이라며 “영화뿐 아니라 게임, 방송 등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돼 클래식 공연과 융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 음악 오케스트라 연주회도 인기몰이 중이다. 넥슨은 지난 4월과 6월 RPG(역할수행게임) 테일즈위버 음악을 오케스트라로 재해석한 ‘테일즈위버 디 오케스트라’를 선보였다. 4월 공연이 모두 매진되자 지난 6월 2회의 앙코르 공연을 열 정도로 인기였다. 카카오게임즈도 작년 10월 모바일 게임 가디언 테일즈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을 오케스트라로 연주한 ‘심포니 테일즈: 가디언 테일즈 오케스트라’를 열었다. 같은 달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선 다양한 게임 사운드트랙으로 구성된 ‘게임 온’ 콘서트로 게임 팬과 클래식 팬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 로스트 아크, 디아블로, 문명, 오버워치 등 게임 속 음악이 HD 영상과 함께 오케스트라 연주로 펼쳐졌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 대중이 아무런 정보 없이 클래식에 입문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며 “영화 음악, 게임 음악 등 친숙한 콘텐츠를 통해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경험하는 게 클래식에 빠져드는 좋은 진입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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