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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과급 나눠먹기'…또 근로자 손 들어준 大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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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지급된 성과상여금을 근로자들이 균등하게 재배분한 행위가 위법하지 않다는 대법원 판결이 연이어 나와 파장이 일고 있다. 대법원은 해당 행위를 두고 “성과급제도의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면서도 “이는 입법으로 해결할 문제”라고 판단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는 서울 서라벌고 교사 A씨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청구한 교원소청심사위 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국가공무원법 해당 규정에는 성과금 재배분 행위를 제재하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며 해당 행위를 이유로 A씨를 징계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A씨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성과금을 지급받은 뒤 이를 다른 교직원들과 균등하게 재배분했다. 학교 측은 A씨가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를 위반했다”며 2020년 8월 정직 3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A씨는 그해 9월 소청위에 정직처분취소 소청심사를 청구했고, 소청위는 “징계 사유는 인정되지만 처분이 과하다”며 정직 기간을 1개월로 변경하도록 결정했다. 이에 불복한 A씨는 소청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걸었다.

1심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은 성과금 재배분 행위가 “성과금을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은 때에 해당한다”며 징계 대상이 맞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2심 판단을 다시 뒤집었다. 상고심 재판부는 “성과금 재배분 행위를 제재하는 명시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교원들의 사적 재산 영역으로 옮겨진 성과금을 재배분하는 행위를 금지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근거 규정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공정한 처우를 실현하려는 성과급제도의 취지가 훼손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도 “이는 입법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판시했다.

교원성과급제는 교원들 간 공정한 경쟁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이자는 취지로 2001년 도입됐다. 평가 결과를 S·A·B등급으로 나눠 연 1회 교원에게 성과금을 차등 지급하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교원 간 갈등을 유발한다”는 반발도 끊이지 않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성과금 균등 배분에 참여한 전국 교사는 8만8938명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대법원은 2021년 11월에도 쟁점이 비슷한 사건을 두고 이번과 유사한 결론을 내렸다. 대법원 1부는 한국국토정보공사(LX)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등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 중 부당해고 부분을 파기했다. 성과금을 균등 재배분한 노동조합위원장의 파면은 위법하다는 취지다.

민경진/곽용희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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