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 처음으로 펀드를 직접 판매할 수 있는 금융투자업 본인가를 받았다. 카카오뱅크는 비대면 펀드 판매를 시작으로 신탁 및 퇴직연금 시장에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모바일뱅킹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해온 카카오뱅크가 여·수신 사업을 넘어 금융업 전반에 경쟁을 촉진할 ‘메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20일 회의를 열고 카카오뱅크의 금융투자업 인가안을 최종 의결했다. 카카오뱅크가 5월 본인가를 신청한 지 2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는 펀드를 설계해 뱅킹 앱에서 비대면 방식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됐다.
펀드 판매 라이선스를 받은 카카오뱅크는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엔 펀드 판매를 시작할 방침이다. 당초 카카오뱅크는 올 상반기 펀드 판매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금융위에서 전면 비대면 펀드 매매 방식은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고, 이에 대한 추가적인 자료 준비와 설득으로 허가 시간이 지연된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뱅크는 펀드 판매를 통해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비이자수익을 늘리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분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비이자수익은 1090억원으로 전체 영업수익 5605억원의 19.4%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전체 수익의 80.6%(4515억원)를 이자수익에서 거둬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카카오뱅크는 펀드 판매를 바탕으로 최근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는 퇴직연금 시장에 진출하고 신탁업에도 나설 예정이다. 카카오뱅크 고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앱의 친숙하고 편리한 사용자환경(UI)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퇴직연금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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