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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MZ아지트…'팝업스토어'에 빠진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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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서울지하철 2호선 성수역 4번 출구를 빠져나오자 비행기 모양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낮 12시가 되자 “성수국제공항을 방문하신 승객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는 안내 방송과 함께 탑승객들이 비행기 트랩(계단)에 오르기 시작했다. 하나은행이 환전 등 해외여행 서비스를 홍보하기 위해 문을 연 ‘성수국제공항’ 팝업스토어다. 하루평균 1000여 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한복판에서 해외여행 체험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유통업계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팝업스토어를 여는 은행이 잇따르고 있다. 환전과 모임통장 등 특정 상품부터 디지털과 상생까지 주제도 다양하다. 2030세대 고객을 팝업스토어로 끌어들여 딱딱한 은행 대신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목적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은행 성수국제공항은 ‘트래블로그’를 주제로 잡았다. 트래블로그는 환율 우대와 해외 가맹점 이용 수수료 무료 등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해외여행 전용 체크카드다.

탑승권을 받고 18개국 중 여행지를 선택하면 실제 공항에서처럼 캐리어에 수하물 스티커를 붙여준다. 동선을 따라 도착한 북미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네 개 대륙에선 각종 네임태그와 스티커 등으로 캐리어를 꾸밀 수 있다. 체크아웃 카운터에서 수하물 스티커 바코드를 찍으면 트래블로그 할인으로 아낀 비용을 안내해준다. 1층 카페에서는 기내식을 맛보는 것도 가능하다. 이달 7일 개관 이후 2주간 방문객은 1만4000여 명에 달한다. 하나은행은 방문객이 몰리자 당초 16일까지였던 팝업스토어 운영 기간을 이날까지 1주일 연장했다.
‘디지털·지역 상생’ 주제도 다양
신한은행은 서울 서소문 등 네 개 지점에 플래그십 점포인 ‘디지로그 브랜치’를 열었다. 디지털 금융의 편리함과 대면 서비스의 아날로그 감성을 합쳐 새로운 미래 금융 공간을 조성한다는 취지에서다. 소비자가 입장하면 10년간 모은 영업점 거래 데이터를 바탕으로 ‘금융 성격유형검사’(MBTI)와 금융생활 비교 서비스인 ‘보통사람 보통금융’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우리은행도 6일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서울 합정동에 ‘원 더 바이브 합정’을 열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 놀이동산 에버랜드와 손잡고 연 팝업스토어에 이은 세 번째 프로젝트다. 서울시 로컬 브랜드 상권 육성사업 대상지역인 합정역 7번 출구 인근 ‘합마르뜨’에 문을 연 팝업스토어는 지역 상권에서 판매하는 소품으로 내부를 꾸몄다. ‘레코드판(LP)·아트북 큐레이션 존’에서는 엄선한 200장의 LP와 합정 지역 예술가들의 아트북을 체험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도 5월 성수동에 팝업 공간인 ‘모임 아지트’를 열었다. 카카오뱅크의 대표 인기 상품인 모임통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이곳에서 모임을 하고 함께 사진을 찍는 등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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