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의 미술품을 공동으로 소유할 수 있다며 투자자를 모집하고 암호화폐를 만들어 시세를 조종한 의혹을 받는 피카(PICA) 코인 발행사 대표 2명이 구속됐다.
21일 서울남부지검 유환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 업무방해 등 혐의를 받는 피카프로젝트 대표 송모(23)씨와 성모(44)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이날 오후 1시53분께 법원에 모습을 드러낸 이들은 "혐의를 인정하나", "허위 홍보로 투자자 모집한 게 맞나", "피해 투자자들에게 할 말 없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변하지 않고 법정 안으로 들어갔다.
피카프로젝트는 앞서 유명 미술품을 조각 투자 방식으로 공동 소유할 수 있다며 만들어진 암호화폐 '피카' 코인의 발행사다.
송씨 등은 투자할 미술품도 제대로 확보하지 않은 채 마치 사업에서 성과를 내는 것처럼 투자자를 속이고 허위 사실로 홍보해 투자자를 끌어모은 혐의를 받는다. 시세조종으로 부당이득을 올리고 코인거래소의 정상적인 거래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있다.
한편 송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그룹 카라의 멤버 박규리(35)도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박규리는 송씨의 전 여자친구로, 과거 피카프로젝트 미술품 갤러리에서 큐레이터를 맡은 바 있다.
소환 조사 당시 박규리는 소속사를 통해 "코인 사업과 관련해 불법행위에 가담하지 않았고 어떠한 부당한 이득도 취득하지 않았음을 명확히 소명했다"며 "본인은 미술품 코인 사업과 어떠한 관련도 없지만 관련 수사에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피카 코인은 2021년 6월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에 상장됐으나, 애초 공지한 계획 이상의 물량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발행·유통했다는 이유로 그해 6월 상장 폐지됐다.
올해 3월에는 또 다른 거래소인 코인원에서도 거래가 정지됐다. 이와 관련해 전직 코인원 임직원 2명과 상장 브로커 2명이 업무방해와 배임수재 또는 배임증재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