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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그날들', 더 강력해진 10주년…호평과 함께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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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그날들'의 10주년 기념 공연이 지난 1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 속에 성황리에 막을 올렸다.

'그날들'은 청와대 경호실을 배경으로 20년 전 사라진 '그날'의 미스터리한 사건을 쫓는 이야기를 그린다. 탄탄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속도감 있는 전개와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는 감각적인 연출로 2013년 초연부터 10년간 평단의 호평과 관객의 굳건한 지지와 찬사를 받아왔다.

특히 故 김광석이 부른 명곡들로 이루어진 주크박스 뮤지컬로 시대를 관통하는 명곡인 '서른 즈음에', '먼지가 되어', '사랑했지만', '이등병의 편지' 등이 작품의 드라마틱한 스토리와 절묘하게 녹아들며 16인조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연주와 함께 가슴 벅찬 감동을 안긴다.

더불어 실커튼과 회전무대를 사용한 효율적인 무대 디자인과 몰입감을 배가시키는 영상이 더해지며 20년을 넘나드는 시공간의 배경을 매끄럽게 전환시키며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번 10주년 기념 공연은 초연부터 전 시즌을 함께한 배우들뿐만 아니라 새로운 배우들이 합류한 캐스팅 라인업으로 개막 전부터 큰 기대를 받았다.

먼저 정학 역의 유준상은 전 시즌 참여한 배우답게 명실상부한 무대 장악력과 특유의 기분 좋은 에너지로 무대와 객석을 단숨에 사로잡았으며 이건명은 시원한 가창력과 감성이 묻어나는 연기력으로 20년을 오가는 정학의 감정선을 오롯이 관객에게 전달하며 뜨거운 감동을 안겼다.

오만석은 진중함과 재치를 자유롭게 오가며 호소력 짙은 명품 보이스로 센스 있는 무대 매너를 선보이며 관객들을 쥐락펴락했고, 엄기준은 막강한 연기력으로 원칙주의자 정학의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귀여운 허당미를 넘나들며 출구 없는 매력을 선보였다.

무영 역의 오종혁은 오랜 시간 무영 캐릭터로 사랑받은 만큼 제 옷을 입은 듯한 유려함으로 무대를 휩쓸었다. 역시 초연을 함께한 지창욱도 무영 캐릭터의 정석을 보여주며 액션과 멜로를 완벽하게 오가며 여심을 설레게 만들었다.

이번 시즌 새롭게 합류한 김건우는 이전의 강렬한 캐릭터를 단번에 지우는 높은 캐릭터 싱크로율과 미성이 돋보이는 섬세한 가창력으로 호평받았고 영재 또한 매력적인 보이스의 부드러우면서도 파워풀한 가창력과 자신만의 풋풋함으로 캐릭터를 완성해 내며 큰 박수를 받았다.


베일에 싸인 그녀 역의 김지현은 작품 속 대사인 우울하면서도 지적이지만 톡 쏘는 그녀 캐릭터 그 자체로 관객들의 마음을 울렸으며 최서연은 아름다운 목소리와 한층 깊어진 풍부한 연기력으로 그녀를 탁월하게 그려냈다. 또한 제이민은 뛰어난 가창력을 바탕으로 신비스러운 그녀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완성시켰다.

운영관 역의 서현철, 이정열, 고창석은 아버지와 같은 푸근한 매력으로 작품을 더욱 따뜻하게 채웠으며, 특히 '서른 즈음에' 장면에서 많은 관객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다. 사서 역의 이진희, 김보정, 김석영, 대식 역의 최지호, 김산호, 상구 역의 박정표, 정순원, 손우민의 맛깔나는 감초 연기는 관객들이 열린 마음으로 '그날들'을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탄탄한 실력을 겸비한 하나 역의 곽나윤, 이정화, 수지 역의 홍유정, 이자영도 밝고 풋풋한 에너지를 불어넣으며 작품의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갓상블'의 원조로 불리는 작품인만큼 이번 시즌 역시 23명의 앙상블이 공연 내내 절도 있는 군무와 레펠, 검도, 3단봉 등 고난도의 파워풀한 액션군무를 강렬하고 다이나믹하게 소화하며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공연은 오는 9월 3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계속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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