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정기배송 서비스 ‘어글리어스’ 운영사 캐비지가 19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기존 투자자인 스프링캠프와 함께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신용보증기금, 캡스톤파트너스, 땡스벤처스가 신규로 참여했다.
2021년 설립된 이 회사가 내놓은 어글리어스는 ‘못난이 농산물’로 불리는 규격 외 농산물을 채소박스 형태로 배송해주는 소비자직거래(D2C) 서비스다. 맛과 영양은 일반 채소와 똑같지만 크기가 작거나 모양이 다르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농산물을 타깃으로 삼았다. 배송 주기와 원하는 구성품을 최대 7종까지 선택해 박스를 크기별로 구성할 수 있다. 친환경 인증을 받은 농산물을 30%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고, 다양한 채소를 원하는 만큼만 받아볼 수 있어 MZ세대 여성 소비자에게 인기가 많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어글리어스는 못난이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변화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울퉁불퉁한 토마토는 ‘멋쟁이 토마토’로, 휘어진 오이는 ‘스마일 오이’ 등으로 이름 붙였다. 요리 레시피나 농가 이야기 같은 콘텐츠를 담은 자체 커뮤니티 기능도 강화해가고 있다. 이 덕분에 서비스 이용자는 3만 명을 넘었다.
창업자인 최현주 대표(사진)는 경남 하동 출신이다. 시골에서 자라면서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채소를 많이 봤다. 5일장에는 항상 못난이 농산물이 있었다.
창업 초기 최 대표는 농가 네트워크를 확보하기 위해 발로 뛰었다. 지역 농가를 직접 찾아가 농민들을 만났다. 폐기해야 했던 못난이 농산물에 상품 가치를 심을 수 있다는 데 의견이 모이자 농민들도 반겼다. 유통 과정을 간소화해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다. 그는 “못난이 농산품 소싱 활동을 ‘구출한다’고 표현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농가 4000여 곳과 함께 구출한 농산물의 양이 555t에 이른다”고 말했다.
회사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커머스로 성장하겠다는 밑그림을 그렸다. 최 대표는 “국내 규격 외 농산물 시장 규모가 5조원에 이르지만 잉여 채소를 제대로 수익화하지 못하는 농가가 많다”며 “유통 구조를 바꾸고 폐기되는 채소로 발생하는 환경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회사로 ‘스케일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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