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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톡톡] 불확실성 앞에 선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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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일과 중 필자가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실무는 인사다. 인사담당자와 나누는 대화 주제는 ‘고용시장 동향’과 ‘내부 커뮤니케이션’이다. 동시대 사람들이 ‘업(業)’을 정의하고 행동하고 있는지 이해하려는 목적에서다. 인재밀도(조직에 유능한 인재가 모여 있는 정도)가 높은 회사가 뛰어난 성과를 창출한다. 훌륭한 인적 자원이 끊임없이 유입됐을 때 뛰어난 구성원도 회사에 오랫동안 머무를 이유가 생긴다.

최근 노동시장에선 ‘대퇴사(great resignation: 코로나 이후 상당수 근로자가 퇴사한 현상)’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 직장에서 업무는 최소한으로 한다는 태도)’ 등 다양한 신조어가 등장했다. 상당수는 이런 현상을 ‘회사’가 아니라 ‘개인’의 삶에 초점을 둔 MZ세대의 ‘워라밸 문화’에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한다. 하지만 이는 신뢰성이 다소 부족한 해석이다. 관계는 양방향(기업-근로자)으로 형성되는데 원인을 한 방향(근로자)에서만 조명하기 때문이다.

실제 설문에서도 워라밸을 퇴사 사유로 드는 사례는 많지 않다. 지난해 7월 맥킨지가 ‘지난 1년 사이 직장을 떠난 주요 요인’을 세계 노동자 1만338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경력 개발과 발전 기회 부족(41%) △부적절한 보상(36%)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리더(34%) △의미 없는 업무(31%)를 꼽았다. ‘성장할 기회를 충분히 부여받지 못해’ 자괴감과 권태를 느낀 것이 ‘대퇴사’와 ‘조용한 사직’ 현상을 만들었다고 보는 게 더 바람직하다.

한동안 실리콘밸리 기업문화가 인기였다.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으로 대표되는 주요 테크기업의 인사정책과 문화가 곧 성공 사례였다. 규모를 막론하고 국내 기업은 저마다 상황에 맞춰 이들의 문화를 이식했다. 임직원을 실명이 아니라 영어 이름으로 지칭하고, 직급과 호칭은 단순화했다. 또 고정좌석제가 아닌, 자율좌석제를 도입했다. ‘코어타임(Core time)’ 제도 등 낯설지만 신선한 인사정책이 도입됐다. 하지만 기류가 변화하고 있다. 경기 둔화 전망에 따른 빅테크 기업발(發) 감원바람이 일면서다.

국내 기업들도 ‘자율성’에 기반한 인사정책을 속속 거두고 있다. 업무 효율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자유로운 근무 환경이 회사를 성장시킨다는 믿음은 일시적인 허상이었을까. 좋은 시절엔 임직원의 ‘자율성’이 ‘신뢰’의 상징이었지만 불확실성 앞에선 ‘불신’의 상징이 됐다. 메타버스 기반 비대면 회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던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대면 근무를 유지하는 엔지니어가 원격 근무를 하는 엔지니어보다 평균적으로 더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고 말한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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