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식시장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종목별 차별화가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연초 대비 코스피200지수의 수익률은 14%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에코프로 등이 이끌고 있는 2차전지 업종의 상승률은 종목별로 500~900%에 육박한다. 반면 SG증권발 폭락 사태를 맞은 종목들은 고점 대비 70% 이상 주저앉은 상황이다. 코스피200지수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지만 하루에 20~30%씩 급등락하는 종목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2차전지를 포함해 1분기에 로봇·인공지능(AI)·챗GPT·엔터테인먼트, 2분기엔 의료기기·자동차부품, 엔비디아 관련 인쇄회로기판(PCB) 부품주 및 반도체 종목 등이 급등했다. 올 상반기 이런 주식을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었다면 차별화된 수익을 낼 수 있었지만 반대로 여기서 소외된 종목을 보유한 투자자는 올해만큼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적이 없을 정도로 힘든 상황일 수 있다.
이 같은 종목 차별화는 세상의 흐름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우리는 과거보다 미래의 변화 속도가 훨씬 더 빠르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미래 시장에서 개별 종목 변동성과 속도 역시 현재보다 빨라질 수 있다.
시장 전망도 마찬가지다. 올해 주식 시장 흐름에 대해 대부분 전문가는 ‘상저하고’를 예상했다. 그러나 상반기 주식 시장은 꾸준한 상승 흐름을 보여줬다. 급격한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기는 예상보다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골디락스’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하반기 전망도 긍정적인 시각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참여도 활발해지고 있다. 작년 하반기 이후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누적 순매수 규모는 21조원을 넘겼다. 외국인 투자자의 안정적인 매수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보기술(IT) 등 세상의 변화를 빠르게 선도하는 종목의 강세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수차례 금융위기와 코로나 국면을 겪으면서 전 세계에 풀린 유동성을 적절히 관리하지 않고서는 또 다른 위기가 닥칠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올해 마무리되고 물가 상승률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유망 기업들의 주가 흐름은 더 차별적이고 빠르게 변화할 것이다.
남정득 KB증권 WM스타자문단 광화문금융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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