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가능성 발언을 한 이상민 민주당 의원에게 당 지도부가 경고 조치를 내린 것과 관련해 당 내부에서 비판이 나왔다.
비명(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의원만큼 당을 생각하고 소신을 가진 채 말씀하시는 분이 누가 있냐"고 밝혔다.
조 의원은 "이상민 선배도 결별이나 분당을 현실적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다고 본다"며 "구체적으로 얘기해 본 적은 없지만, 나 역시 그걸 생각한 적이 없고 그걸 할 각오로 기득권에 안주하지 말고 처절하게 할 말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의원이 말한 '유쾌한 결별'이라는 건 그럴 각오로 자신의 유불리를 염두에 두지 않고 당을 위해 해야 할 말은 하는 그런 정치를 하겠다, 나는 지금껏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다는 그런 취지로 읽혔다"고 설명했다.
지도부의 조치에 대해 이 의원이 '해당(害黨) 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반박한 것도 조 의원은 동감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동안의 정파적 이익에 공모하거나 강성 지지층에 영합하기 위해 국민적 동의를 얻기 어려운 법안, 정책을 강행하고 일방적으로 국회를 운영, 상식이나 보편적인 가치와는 동떨어진 언행 등으로 우리 당에 대한 국민적 신망을 저버리게 한 건 해당 행위 아닌가. 그게 지금까지 누적돼서 우리 당이 힘든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이 의원은 3일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앞으로 가야 할 방향도 틀리고, 가야 할 어떤 공통 기반도 없는데 그냥 거대 정당에 있으며 기득권을 누리기 위해 한 지붕 아래 있으면서 매일 허구한 날 지지고 볶고 자리싸움이나 권력 싸움을 할 바엔 유쾌한 결별을 각오해야 한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에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12일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언론 인터뷰에서 이상민 의원의 발언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 (지도부에서) 나왔다. 이 의원의 당 분열 조장 발언은 명백한 해당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당 지도부가 엄중히 경고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의원은 "황당하다"고 반발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 지도부는 제가 해당 행위를 했음을 이유로 경고 운운했다고 하는데 황당하다"며 "저는 전혀 해당 행위를 한 적 없다. 오히려 당 지도부 등을 포함하여 당내에 있어서 민심에 반하고 당에 해를 입히는 행태에 대하여 성찰하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