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서 ‘황제주’로 등극한 에코프로가 올 2분기 ‘어닝쇼크’(실적 충격) 수준의 성적표를 내놨다. 매출은 늘었지만 원료비 및 인건비 상승 여파로 비용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에코프로그룹의 지주사인 에코프로는 올 2분기 매출 2조132억원, 영업이익 1664억원의 잠정 실적을 거뒀다고 12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0.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1% 줄었다. 시장 전망치보다 매출은 7.5%, 영업이익은 26% 밑도는 실적이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비쌀 때 사놓은 리튬 등 원료 가격이 올 들어 반영된 데다 인건비와 장비 구매 비용 등이 늘면서 전체적인 수익성이 떨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회사 관계자는 “광물 가격 변동성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며 “실적이 확정되면 다음달 3일 콘퍼런스콜을 통해 상세한 설명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코프로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 등을 핵심 자회사로 갖고 있는 지주사다. 올초 그룹 매출 목표를 10조원으로 잡았는데, 상반기에 목표의 40% 정도를 달성한 상태다.
이날 에코프로의 다른 상장사인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대기환경 솔루션 업체)도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0.2% 늘어난 1조906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1.5% 증가한 114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매출 565억원, 영업이익 112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0.4%, 영업이익은 37.6% 늘었다.
에코프로의 최근 성장세는 가팔랐다. 올초 11만원이었던 주가는 전기차 열풍과 배터리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6개월 새 800% 넘게 급등했다. 하지만 이날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2분기 실적을 내놓으면서 에코프로 주가는 5.74% 급락한 92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비엠은 5.42% 내린 27만9000원에, 에코프로에이치엔은 3.46% 떨어진 6만1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강미선 기자 misunn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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