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내년 한 해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물가 상승세 둔화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피봇(정책 전환)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분석기업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의 라지브 비스워스 아태지역 수석이코노미스트(사진)는 1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한은 목표치(2%)를 웃돌고 있다”면서도 “내년에는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완화하면서 점진적인 통화 완화 정책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은이 0.25%포인트씩 네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해 내년 말께 금리가 연 2.5%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금리 인하로 지난 1년간 역풍을 맞은 주택건설 부문이 회복하고, 가계부채로 인한 소비자 지출 부담도 완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스워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3일 서울에서 열리는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 연례 비즈니스포럼의 기조연설자로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그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과 관련, “반도체 수출 부진과 누적된 긴축통화 정책의 영향으로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1.4% 전망치를 제시했다. 지난 4일 정부가 기존 전망치(1.6%)에서 하향 조정한 것과 같은 수치다.
반도체 업황은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봤을 땐 미국과 유럽 지역의 반도체 수요가 약하다”며 “하반기엔 주요 업체가 새로운 스마트폰 모델을 출시하고, 가전제품 소비가 늘어나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있기 때문에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가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갉아먹을 것이란 경고도 내놨다. 비스워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인구 고령화는 이미 한국의 잠재 GDP(국내총생산) 증가율을 1990년대 중반 7%에서 2021년 2.5%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며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50년까지 연평균 1%로 추락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성장률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선 서비스 부문의 생산성 확대, 디지털화 등을 수반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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