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내·외국인 대상 카지노 업체인 강원랜드가 최악의 시련을 겪고 있다. 주가는 2001년 상장 이후 최저가다. 잦은 낙하산 인사로 경영진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데다 도박 중독을 막기 위한다는 명분으로 ‘착한 카지노’를 추구하면서 성장 엔진마저 꺼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원랜드는 10일 1만6840원에 마감됐다. 직전 거래일보다 1.94% 상승하긴 했지만 12년 전 공모가인 1만8500원보다 여전히 낮다. 실적도 제자리걸음이다.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581억원, 696억원을 기록했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5%, 영업이익은 44% 감소했다.
외부 악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공공기관 평가에선 D등급을 받았다. 설상가상으로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사장으로 임명된 이삼걸 강원랜드 대표는 퇴진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27일엔 폐광지역 4개 시·군 단체가 이 대표의 퇴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강원랜드의 추락과 관련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요인은 전문성 부족이다. 행정안전부 제2차관 출신인 이 대표는 공공기관의 특성상 낙하산일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내외 이사 10명 모두 관광, 레저, 카지노와 관련된 전문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강원랜드의 최대 주주는 한국광해광업공단으로 3월 말 기준 지분율은 36%다.
관광·레저업계 관계자는 “통상 카지노산업은 관광 활성화와 연계하지 않고선 성장하기 힘들다”며 “폐광 지역을 살리기 위해 교통의 오지나 다름없는 정선에 시설을 지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경영진의 전문성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카지노 이용객에 대한 규제가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점도 강원랜드의 성장성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강원랜드는 매출총량제, 출입일수, 게임장 면적 및 테이블 수 제한, 베팅한도 등의 각종 제약을 받고 있다.
레저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카지노 업체인 MGE는 소수 민족인 모히건족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라며 “글로벌 전문 경영인들에게 경영을 맡기면서 인천 영종도에 진출하는 등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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