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경기 이천 반도체 공장 내 수(水)처리센터를 약 1조원에 SK리츠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자산효율성과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미래 투자를 위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는 10일 “최근 세계적으로 반도체산업 설비투자 규모가 확대되면서 차입을 통한 투자뿐만 아니라 자산 유동화를 통해 자산 효율성과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려는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며 “이런 흐름에 맞춰 수처리센터의 유동화를 추진하고자 한다”고 발표했다. 수처리센터는 반도체공장에서 나오는 오·폐수를 정화해 외부에 방류하는 시설이다. 오·폐수를 ‘초순수’(불순물을 제거한 반도체 식각공정용 물)로 탈바꿈시키는 시설과 달리 비핵심자산으로 평가된다.
SK리츠는 이날 국토교통부에 수처리센터 양수를 위한 인가 신청을 했다. 두 회사는 이달 이사회 의결을 거쳐 수처리센터 양수도 금액 등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반도체업계에선 매각 대금을 1조원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각 작업은 올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수처리센터 매각이 완료되면 SK리츠로부터 시설을 빌려 사용하게 된다.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김우현 부사장은 “불확실성이 커진 경영 환경에서 자산을 슬림화하고, 재무구조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기업에 매우 중요해졌다”며 “앞으로도 자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애셋 라이트(asset light)’ 실행 방안을 지속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연초 이후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미래 투자금을 사전에 마련하기 위해 자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엔 1조6949억원 상당 회사채를, 4월에는 2조2377억원 규모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최근엔 하나은행으로부터 약 2000억원을 대출받았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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