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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아끼는 'AI 가전'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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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기업들이 절전형 제품을 적극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는 고효율 가전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전기요금이 오르고 있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확산한 영향이 크다. 기업들은 전력 소비를 줄이는 데 인공지능(AI)을 활용하거나 앱으로 실시간 에너지 사용량을 점검하는 기능을 적용하는 등의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9일 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출시된 삼성전자 비스포크 에어컨과 LG전자 휘센 타워 에어컨은 모두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또는 2등급이다. 에어컨 ‘전기요금 절감’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 결과다. 다른 가전도 상황은 비슷하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그랑데 세탁기 AI’는 소비전력량이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인증 기준보다 20% 적다. ‘비스포크 냉장고 4도어’ 1등급 인증기준보다 22% 전력을 덜 쓴다.

AI를 활용한 절전 기능도 적용됐다. LG전자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올해 출시한 휘센 타워 에어컨 최상위 모델에 레이더 센서를 달았다. 센서는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해 주변에 사람이 없으면 스스로 ‘외출 절전’ 모드로 바뀐다. 최대 냉방 모드일 때보다 소비전력량이 약 72% 적다. 삼성전자도 신제품 에어컨에 ‘모션센서 AI’ 기능을 적용했다. 사람이 외출하면 에어컨은 자동으로 절전 모드로 바뀐다.

가계부를 쓰듯 가전제품의 전기 사용량을 관리할 수도 있다. LG전자는 ‘씽큐(ThinQ)’,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SmartThings)’라는 이름으로 가전 관리용 전용 앱을 제공한다. 이 앱으로 집에 설치된 정수기, 에어컨, 세탁기 등 가전제품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또 지난달에 비해 이번 달엔 얼마나 썼는지, 이웃집에 비해서는 우리 집이 얼마나 썼는지도 비교할 수 있다.

월별 에너지 사용 목표량을 설정해 놓으면 현재까지의 사용량을 기반으로 월말까지의 예상 사용량과 전기 요금을 예측해 알려준다. 또 사용 목표량에 맞추려면 가전제품 사용을 얼마나 줄여야 하는지도 알려줘 전기요금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앱에서 월별 사용량 목표를 정하고 ‘AI 절약모드’를 실행하면 누진 구간에 도달하기 전에 자동으로 전력 사용량을 줄여준다.

식기세척기나 세탁기도 에너지 절약 코스를 도입하고 있다. LG전자가 지난해부터 출시한 ‘업(UP)가전’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스마트폰의 운영체제(OS)를 업데이트하듯 가전제품에 기능을 추가해준다. 식기세척기에는 전기 사용량을 20%, 물 사용량을 27% 줄일 수 있는 ‘에너지 절감 코스’를 추가했다. 세탁기에는 전기 가용량을 30% 줄일 수 있는 ‘미세플라스틱 코스’를 더했다. 이 코스를 적용하면 세탁 시간은 늘어난다.

절전 가전의 판매량도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올해 상반기에 판매한 TV, 냉장고, 김치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가전제품 중 50%가 절전 가전”이라고 발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모델이나 AI 절약모드 기능을 적용한 절전 가전제품들이 인기를 끌었다”고 설명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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