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포도 품종이 된 씨없는 청포도 샤인머스캣의 몸값이 올해 뚝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재배 면적 증가에 따른 물량 급증 여파다. 출하량이 줄어들며 가격이 상승한 거봉보다 도매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9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업관측 7월호 과일' 보고서를 통해 이달 샤인머스캣 상품(上品) 도매가격(가락시장 기준)을 2㎏당 평균 2만8000∼3만2000원으로 예측했다. 이는 지난해 7월(3만9500원)과 비교하면 19∼29.1% 낮은 수준이다.
연구원은 포도 품종별로 이달 가격 흐름에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재배면적이 줄어든 거봉과 캠벨얼리의 경우 지난해보다 가격이 오르겠지만 유목이 다 자라 출하량이 늘어난 샤인머스캣 가격은 내려갈 것이란 분석이다. 관측대로라면 이달 샤인머스캣 도매가격은 거봉보다 낮은 수준이 된다.
연구원은 거봉과 캠벨얼리의 경우 출하량이 감소하며 7월 도매가격이 지난해보다 각각 최대 13.7%, 12.1%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구원이 예측한 7월 거봉 상품 도매가격(가락시장 기준)은 2㎏당 평균 3만∼3만4000원이다. 이는 지난해 7월(2만9900원)과 비교하면 0.3∼13.7% 높은 수준이다. 또한 연구원은 7월 캠벨어리 상품 도매가격(상품 기준)을 3㎏당 평균 3만3000∼3만7000원으로 예상했다. 지난해(3만3000원)와 비슷하거나 최대 12.1% 높은 수준이다.
국내 포도 농가 재배면적 가운데 샤인머스캣 비중은 2017년 4%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41.4%(6067ha)로 급증했다.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이어진 국내 수요에 수출 물량까지 늘자 농가들이 너도나도 샤인머스캣 재배에 나섰기 때문이다. 샤인머스캣 재배 비중은 그동안 포도 농가의 주력 품종이던 캠벨얼리(지난해 4642ha·31.7%)를 제쳤다. 이같이 늘어난 면적에서 꾸준히 키운 유목이 다 자라 올해 출하 물량이 증가할 전망이지만 국내 소비는 둔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의 경우 일부 농가가 맛과 당도가 떨어지는 샤인머스캣을 시중에 출하해 품질 논란이 인 데다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탓에 경기 둔화 속 소비가 둔화됐다.
한편, 샤인머스캣은 일본의 국립 농업 연구개발법인인 '농연기구'가 개발한 품종으로 당도가 18브릭스에 이른다. 개발 당시 샤인머스캣의 해외 수출을 염두에 두지 않은 농연기구는 한국에 품종 등록을 하지 않아 한국 농가는 일본에 로열티를 내지 않고 샤인머스캣을 재배하고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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